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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안·편의·차별성 무기...마이데이터 ‘세 토끼’ 多 잡나
한달 시범 기간 이어 내달 1일 본격가동
표준 API 전환 과정서 보안 노출 우려
업계 “시스템 안정화 확인후 차별화 고민”

‘내 손안의 금융비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야심차게 시작한 마이데이터가 한 달간의 시범서비스를 마치고 내달 1일부터 본격 서비스 제공에 돌입한다. 마이데이터 구상 초기부터 꾸준히 장점으로 언급됐던 ‘보안’, ‘편의’, ‘차별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마이데이터는 자신의 데이터를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본인이 동의한다면 해당 데이터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제공해 자산 조회나 관리, 맞춤형 금융 서비스 등을 받아볼 기회가 생긴다. 이달 1일 17개 업체가 시범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시작했고 카카오페이, LG유플러스, 페이코 등이 뒤이어 합류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스크래핑 방식을 더이상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크래핑은 정보를 끌어오는 방식 중 하나로, 사용자가 본인인증을 하면 플랫폼이 각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정보를 긁어오는 형태다. 스크래핑 방식은 각 기관에 정보를 요청해 플랫폼이 수집해야하므로 시간이 그만큼 오래걸렸다. 내달부터 의무화되는 표준 API 방식은 정보 제공기관이표준화된 규격으로 사용자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보안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스크래핑을 전담하는 플랫폼에 의존해야했던 보안 환경이 표준화된 API를 사용함으로써 향상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시범서비스 기간이기는 하나 일부 업체에서 타인 정보가 마이데이터 서비스 화면에 노출되는 사고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표준 API 방식으로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경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보를 제공하는 그룹과 정보를 가공하는 그룹의 니즈가 달라 같은 층위/규격의 정보가 오더라도 미세한 차이가 날 수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사업 초기인 만큼 해당 정보를 어떻게 다룰지 지속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속도는 빨라졌다. 제공 정보도 공공기관, 전자금융업자 등이 합류하면서 대폭 확대됐다. 다만 편의성이 확연하게 높아졌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도 나온다.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주체간 협의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일부 서비스들은 스크래핑 방식이 종료되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카드별 실적을 계산해 알려주는 서비스가 없어지고, 보험 관련 정보도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를 시 피보험자에게는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다. 카드 매입취소 건에 대한 정보 제공 역시 여신금융협회 측에서 끝내 ‘수용불가’를 결정해, 소비자가 환불을 했을 경우에 해당 내역이 마이데이터 상에 반영되지 않는다. 연금정보도 확정급여형, 확정기여형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일부 문제의 경우 스크래핑 예외적용을 하고, 추후 API에 해당 정보 추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정보 제공 범위를 조정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풀어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해당 기간 동안에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이데이터 시장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달리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 마케팅에만 의존하고 있다. 은행권 마이데이터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커피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고, KB국민은행 역시 커피, 편의점, 포인트 중 하나를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커피쿠폰을, 우리은행은 커피쿠폰과 함께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공기청정기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마이데이터 가입 고객이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이벤트 상품만 받고 서비스를 탈퇴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업계에서는 표준 API 시스템이 안정화 된 뒤 차별화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한다. 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측은 “유입되는 데이터양이 방대해 시범서비스 기간 잘 돌아가는지 확인부터 해야한다”면서 “상당 기간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대다수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제공하는 자산 조회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특히 소규모 업체일수록 자신들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장에 내놔야 이용자 규모와 접근성 차원에서 우수한 대형 업체의 ‘파워’에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한 업체 대표는 “특화 서비스를 꾸준히 구상 중이며 내년에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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