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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누구나 현금 걱정없는 사회

연인들의 연말 선물 리스트에 꼭 포함돼 있던 ‘지갑’이 사라졌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선물 품목 1위에 ‘지갑’이 올랐지만, 올해는 모바일 쇼핑 플랫폼의 선물하기 인기상품 5위에 지갑이 없었다. 대신 스마트워치가 2위에 올랐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지급 수단이 카드 또는 현금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누구나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급과 결제가 쉽고 빠르다. 누군가에게 돈을 보내는 일도 ATM기를 찾아갈 필요 없이 계좌번호만 알면 모바일로 끝난다. 일례로 동네에 종종 보이는 과일 트럭 사장님도 본인의 계좌번호를 크게 적어두기에 손님들은 현금 결제가 아닌, 송금으로 과일값을 지불한다.

한발 더 나아가, 내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 없이 말이다.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BNPL은 올 한 해 해외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2000명 이상 온라인 쇼핑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국 BNPL시장’을 조사한 결과, 2020년 영국에서 약 1000만명이 BNPL을 이용했고, 이용자 수는 직전 연도에 비해 70~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BNPL은 이미 메가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특히 MZ세대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은 BNPL 서비스 사용자의 75%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소비자 대신 결제업체(BNPL 서비스 업체)가 대금을 가맹점에 전액 지급해준다. 소비자는 결제 업체에 구매 대금을 분할 납부한다. 소비자의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고, 분할 납부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다르다. BNPL 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가 2~3%라면 BNPL 업체들이 받는 수수료는 5~6%로 높다. 그럼에도 가맹점이 잇달아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할부 결제를 많이 할수록 구매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의 핀테크 기업 ‘어펌’(Affirm)은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BNPL 서비스 확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BNPL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핀테크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속속 BNPL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과 MZ세대들과 같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들의 등장은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편의성을 높여줌이 확실하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사용자 개개인이 자신의 현금흐름을 꼼꼼히 파악할 수 있도록 더 현명한 방법을 제시하고, 투명한 정보로 사용자들과 소통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실물 자산 또는 신용을 이러한 서비스들에 믿고 맡기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핀다의 미션도 ‘누구나 현금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핀다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현금흐름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더 나은 금융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 1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내년부터는 대출 정밀진단을 통한 종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자신도 모르게 비싼 이자를 내고 있던 대출을 낮은 이자 비용의 대출로 쉽게 갈아타게 하거나, 대출금 상환을 위한 자동 납부 시스템 등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혜민 핀다 CEO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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