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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료가 다르면 맛이 달라...잘 만든 빵, 싸게 팔기위해 딸기·사과 등 직접 재배”
30만평 자급 농장 ‘쟈흐당 옵스’
김상용 옵스 대표.[롯데백화점 제공]

“대표님이 오늘도 농장에서 오셨어요.”

김상용 옵스 대표가 요즘 공장이나 사무실보다 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있다. 바로 농장이다. 경북 청송과 포항에 30만평 규모의 농장, ‘쟈흐당 옵스(Jardin Ops)’가 있다. 그 동네에서는 그냥 농사꾼 아저씨로 통한다고 한다.

“저희 제품에 쓰는 딸기, 사과 등을 직접 키웁니다. 가령 사워(sour) 체리가 필요한데 구하기 힘들면 직접 길러야지요. 호두, 아몬드, 헤이즐넛까지 수입산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로 농장도 몇 백 만평 규모로 키울려고 준비 중입니다.”

빵 하나를 만들 때도 허투루 하지 않았던 그가 농사라고 대충 지을 리 없다. “농사도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발효제를 써서 미생물 퇴비를 만들어 씁니다. 이스트를 넣어 빵을 발효시키는 것처럼 퇴비도 소나무 파쇄칩을 넣고 발효시키면서 여름이 지나 겨울까지 기다립니다.”

경북 청송에 위치한 쟈흐당 옵스 전경.[옵스 제공]

농사에 빠진 김 대표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유럽 장인들의 비법부터 좋은 원재료를 찾아 해외를 누비던 과거의 열정이 그대로 이어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참기름을 생각해보세요. 재료가 다르면 맛이 완전히 다르잖아요. 저희가 직접 발사믹도 수입하고 아몬드도 다들 쓰는 캘리포니아산 말고 시칠리아산을 쓰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김 대표의 이런 고집이 이어지면서 외식사업부(카멜리아)에서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에는 냉동고가 없다. “인공감미제도 안 쓰고 냉동도 안 합니다. 옵스 케이크 스폰지에 유화제를 안 쓰는 원칙과 같습니다. 작업과정이 길지만 순수한 전통방식을 이어가는 것이죠.”

그만의 경쟁력을 키워온 여정은 유럽을 거쳐 경북의 농장, 레스토랑 운영까지 이어진 듯했다. “해외출장을 갈 때면 호텔방은 어두우니까 스탠드를 챙겨갔어요. 저녁이면 아이들과 함께 그날 사온 것들을 가득 펼쳐놓고 사진도 찍고, 셀링포인트(selling point)도 기록하고 그랬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했던 자녀(1남2녀)들은 이후 유학시절에도 아버지의 통역사 역할을 하면서 포장 공장까지 따라다니곤 했다. “어릴 때부터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자연스럽게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농장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이제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김 대표가 농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고객과 밀접한 물가 문제와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농장은 일종의 물가 완충지로 고객이 덕을 보는,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찾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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