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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can영상] 설탕 대신 플라스틱 달고나, 물론 못 먹는 거죠
내용 요약

재활용의 끝판왕, 플라스틱 달고나

직접 만들어보니 재미에다 감동

지구환경 중요성 다시 실감케 해줘

현장서 본 초3 학생 메시지에 울컥

“우리 지구를 다 함께 지켜요”

[헤럴드경제=김상수·최준선 기자] ‘플라스틱 달고나?’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 달고나 열풍은 이제 한풀 꺾였지만 여기 여전히 뜨거운 달고나가 있습니다. 설탕 대신 플라스틱을 녹여 만드는 달고나! 바늘에 침 바를 기세로 출발합니다. 플라스틱 달고나 도전기!

서울 도심에 이처럼 한가로운 공간이 있었나 싶다. 주차장 램프는 예술조형물로 변신하고, 갈대밭까지. 서울역 옥상정원엔 바로 ‘알맹상점’이 있다.

알맹상점의 기본 철학은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오라’는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일회용 티백(tea bag)을 구매하는 대신 직접 가져온 용기에 찻잎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최준선 기자

알맹이보다 껍데기가 요란한 오늘날, 그나마 껍데기는 곧바로 버려지는 현실.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오라’는 게 바로 알맹상점의 철학이다.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 있다면 모두 아는 성지.

앞서 서울 망원동에 둥지를 튼 알맹상점 1호점은 그야말로 알맹이 취급에 집중한다.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지를 새로 받지 않고도 로션, 세제, 치약, 식용유 등을 리필해갈 수 있다.

지난 6월 서울역에 문을 연 2호점은 한 발 더 나아가 “껍데기도 오라”고 말한다. 처치 곤란한 일회용품을 보며 곤란해 말고, 매장으로 가져와 함께 처리해 보자고 제안하는 자원순환 스테이션이다. 바로 이곳에서 ‘플라스틱 달고나’를 만날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니 색깔별 소형 플라스틱이 가득했다. 페트병 뚜껑, 소형 화장품통 같은 것들이다. 이런 소형 플라스틱은 분리 배출하더라도 선별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수작업으로 골라내기 힘든, 그래서 쓰레기로 운명을 마감하는 것들이다.

묻히거나 태워지는 대신, 알맹상점으로 모인 플라스틱들은 새 삶을 맞는다. 우선 좁쌀만 한 플라스틱 가루로 변신, 250도 온도에 사출기로 녹아들어간 뒤 성형틀에 이를 붓고 식힌다. 그럼 열쇠고리, 비너, 화분, 기념품 등이 된다.

알맹상점으로 수거된 뒤 좁쌀만 하게 분쇄된 플라스틱의 모습. 250도 온도에 녹이면 어떤 모양의 제품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최준선 기자

설탕 대신 플라스틱을 녹여 만든 달고나. 바늘 대신 니퍼로 톡톡 모양대로 뜯어내면 완성! 플라스틱은 금속보다 쉽게 녹일 수 있고, 원하는 모양으로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두고두고 다시 쓸 수 있으니 이건 지구가 좋아하는 달고나다.

지난 2018년 기준, 단독·공동주택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323만t. 그중 재활용되는 것은 45%에 그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 이용률이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에 방문했던 한 초등학교 3학년생이 메모지를 붙여놓았다. “저희는 학교에서 병뚜껑, 마스크를 모아서 선물을 받았어요. 저희가 모은 플라스틱 뚜껑으로 재활용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저희도 같이 도울게요, 같이 지구를 지켜요!”

영상=유충민 PD·허연주 디자이너, 시너지영상팀

human@heraldcorp.co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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