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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내년 1~3월 317만 배럴규모의 정부 비축유를 방출한다. 리비아 내전이 발발해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의 방출이다. 이는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자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인도 등 주요 국가들에 비축유 공동방출 제안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국내 정유사 등과의 협의 및 정부 석유비축계획에 따른 판매 예정물량을 고려해, 비축유 공동방출을 제안한 미 측과 협의를 거쳐 이같이 최종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방출량은 정부 전체 비축유 9700만 배럴의 3.3%가량 수준으로 2011년 리비아 사태당시 방출량 (346만7000배럴)과 유사한 수준이다. 잔여 비축물량으로도 약 103일 지속 가능해 향후 돌발적인 석유수급 위기 발생 시에도 대응능력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출은 정유사별 생산계획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단, 기업별 생산계획 일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일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원유 208만 배럴은 1년 이내 대여방식을 통해 국내 정유사로 방출하고, 판매 예정인 석유제품(등유, 프로판) 109만 배럴은 입찰방식을 거쳐 최고가 낙찰기업에게 방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절차는 원유의 경우,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정유사들과 올해말까지 대여 계약을 각각 체결하고, 제품의 경우 연내 입찰 공고할 예정이다. 입찰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석유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번 비축유 방출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 동맹국들이 급격하게 상승한 국제유가에 따라 유가 안정을 위한 국제 공조 필요성 등 인식을 공유하고, 세계 주요 석유소비국들이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데에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동맹국간 비축유 방출결정과 코로나19 신종변이인 오미크론 출현 등으로 일정 수준 하락세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10월 네번째주 배럴당 85.13달러에서 이달 세번째주에는 74.10달러까지 떨어졌다.

박기영 산업부 2차관은 “이번 방출은 유가 외에도 겨울철 잦은 기상악화로 인한 정유사 수급 불안 등을 사전 해소함과 동시에 일시적인 석유제품 수급차질 발생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출이후에도 국제유가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