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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발 에너지 위기 현실화…천연가스 가격 최고치·한국도 불똥
러,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가스 유입 흐름 바꿔
유럽 내 가스 공급 차질…가스 가격 기록 경신
‘에너지 대란’ 가속화 예상…유럽, “정치적 보복” 비판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이용되는 주요 배송관인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주소현 기자]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산 가스를 독일 등 서유럽으로 공급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21일(현지시간)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면서다. 유럽 내 가스 가격은 1000㎥당 2000달러를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개선하지 않으면 유럽은 정전 사태는 물론 ‘역대급’ 추운 겨울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해 부담을 느끼는 국내 업계도 에너지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 에너지 운송기업 가스케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공급이 중단됐다. 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을 잇는 이 가스관은 지난 18일부터 가스공급량이 급감했는데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 이날 수송물량을 예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스프롬은 작년 폴란드와 장기 가스운송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뒤 10월부턴 경매를 거쳐 월 단위로 야말-유럽 가스관 수송물량을 예약해오다 이달 들어선 하루 단위 경매를 통해 물량을 정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이 가스관을 타고 가는 가스의 내년 1월분 물량도 총 용량(하루 8910만m3)의 21.6% 수준만 예약한 상태로 파악된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대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유입의 또 다른 통로인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은 2024년까지 장기 계약에 따라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화’ 하는 건 다른 국가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 해저를 관통해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Nordstream)2’의 승인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그러나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해 독일로 가는 가스 공급 중단과 노스트스트림2 사이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상업적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9월 완공된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 권한은 독일에 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때문에 미국과 보조를 맞춰 승인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력을 수출하는 나라인 프랑스는 이날 전력 수입을 늘리고 6개의 화력발전소를 가동했다. 일부 기업은 치솟는 가스가격 탓에 생산을 중단하거나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

한국도 러시아와 EU간 갈등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0만 BTU(열량단위)당 10달러 초반이었던 지난 6~7월과 비교하면 현재 LNG 가격이 3배 이상 가파르게 올랐다”며 “이런 악재에 유럽 에너지 위기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라고 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가스 공급이 끊기면 발전업이 당장 영향을 받는데, 최악의 경우 미세먼지 감축 차원에서 중단했던 석탄발전을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LNG 공급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가격 영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조정 방안을 찾고 있지만 영향을 불가피하다”고 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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