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토네이도가 불어닥친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 마을의 주택과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서져 폐허로 변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최근 미국 중부를 강타한 초강력 토네이도 사태 때 욕조통에 대피해 있던 아기 두 명이 함께 휩쓸려 날아갔지만, 기적적으로 생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지난 10일 발생한 토네이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한 곳인 켄터키주의 홉킨스 카운티에 사는, 두 아기의 할머니가 이 지역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네이도가 발생하자 이 할머니는 황급히 15개월 된 손자 카덴과 3개월된 손자 댈러스 두 명을 집안 지하실의 욕조통으로 대피시킨 뒤 욕조통 안에 담요와 베개, 성경 한 권을 함께 넣었다.

하지만 곧이어 강력한 토네이도가 집을 삼키면서 지하실의 욕조통도 강력한 돌풍에 휩쓸리면서 통째로 날아갔다.

잔해더미로 아수라장인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 [연합]

할머니는 “욕조통이 들어 올려졌고, 내 손에서 벗어났다”면서 “나는 (욕조통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오 마이 갓’을 외쳤다”고 당시의 절망감을 토로했다.

당시 할머니는 욕조 물탱크에 머리 뒷부분을 맞았지만, 토네이도에 지하실까지 파괴된 잔해 속에서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욕조통은 뒤뜰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고, 두 아이도 그 속에 깔려 있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주여, 제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내 주세요. 간청합니다’ 뿐이었다”며 공포의 순간을 회상했다.

두 명이 손자 가운데 댈러스는 뒷머리에 큰 타박상을 입어 인근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두 아기의 부모는 홉킨스 카운티 북쪽 끝에 사는데, 천만다행으로 아이 부모의 집은 토네이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금까지 켄터키주 75명을 포함해 모두 92명이 지난 10일 미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수십 개의 토네이도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