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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탁 메뉴·선물가격 급등…‘블루 크리스마스’
공급망 혼란…미국·영국 소비자물가 치솟아
사상 가장 비싼 연휴 우려…저소득층 큰 부담
미국의 3세 여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메이시스백화점에 마련된 행사에서 크리스마스선물을 뜯고 있다. [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야기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한 해 중 가장 소비가 많은 연휴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인력난, 그리고 공급망 혼란이 혼재되며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어서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가운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따뜻한 크리스마스 저녁식사와 선물교환식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리스마스 식탁 메뉴’ 가격 인상=지난해 동월 대비 6.8% 인상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중 식료품 부문은 무려 6.1%나 인상했다. 푸짐한 크리스마스식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중 미국 가정집 단골메뉴로 올라가는 소고기 가격은 20.9%, 햄 가격은 11.1%, 과일 가격은 5.8% 올랐다. 육류 가격은 12.8% 인상해 평균 식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미국 가정의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값 부담은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미국농사개량동맹(AFBF)가 해마다 시행하는 ‘추수감사절 식사비용’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인 저녁식사 평균값은 53.31달러(약 6만3200원)였으며, 36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영국도 11월 식료품 부문이 지난해 동기 대비 3.2%나 상승했다. 프레저 매케빗 칸타월드패널 소매·소비자인사이트 부문 책임자는 “영국의 4인 평균 크리스마스만찬 가격은 27.48파운드(약 4만3300원)”라고 말했다. 인당 1만원이 넘어가는 형국이다. ‘크리스마스물가지수(Christmas Price Index)’도 덩달아 고공 행진해 선물교환식에 대한 기대도 줄어들었다. PNC 금융회사는 해마다 CPI를 참고해 크리스마스물가지수를 발표하는데, ‘12일의 크리스마스(12 Days of Christmas)’라는 캐럴 노래에 등장하는 선물의 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PNC에 따르면 올해 크리스마스물가지수는 2019년 대비 5.7%나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크리스마스선물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상승했으며, 텔레비전 가격은 7.9%, 보석 가격은 6.7%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장난감·의류·스포츠용품 등 크리스마스선물로 고려할 만한 품목도 일제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도 ‘금값’이 돼 연휴를 맞아 가족을 보러 가는 길도 힘들어졌다. 지난해 갤런당 휘발유 가격은 평균 2.16달러(약 2560원)였지만 인플레 영향으로 현재 평균 3.34달러(약 3960원)를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지출계획’ 수요는 여전히 높아…공급망 혼란 완화 시급=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고 있지 못해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콘퍼런스보드(CB)가 지난 10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평균 1022달러(약 121만2000원)를 크리스마스선물에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와 2019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수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급망 문제가 단기간 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달 초 발간된 옥스퍼드대 경제보고서는 전보다 완화된 ‘공급망 스트레스지수’를 공개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현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비오 마카오 호주 에디스코완대 공급망 전문 부교수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특히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각국이 봉쇄 조치를 택하게 되면 인력난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4년 중순이 돼서야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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