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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다녀가실라”…각국 ‘살얼음판’ 연말·연시
지구촌, 팬데믹연말 들여다보니
네덜란드 내년 둘째 주까지 전국 봉쇄
佛·伊 축제 취소…中 춘제이동 자제령
美기업 재택근무 연장…자영업자 울상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마우어파크의 한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벽화)에는 근심스러운 표정을 한 산타클로스와 함께 ‘즐거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 행복한 새 봉쇄(Lockdown)’란 문구가 담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고통받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위쪽).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9만명을 넘는 영국에서 18일(현지시간) 런던 한 식당 야외석이 텅 비어 있다. [AP·로이터]

#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으로 유명한 ‘크리스마스 스펙타큘러’는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남겨둔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자 연말까지 예정했던 공연을 모두 취소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브로드웨이 상당수 공연이 배우나 스태프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바람에 조기 폐막하며 연중 최대 대목을 놓쳤다.

# 프랑스 파리의 상젤리제거리의 새해 전야 불꽃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볼 수 없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가 각 지자체에 새해 전야 공식 행사를 취소하라고 요청해서다. ‘캉캉춤’으로 유명한 파리 공연장 물랭루주는 홀에선 춤이 금지된 가운데 예약은 꽉 찼다고 프랑스24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브로드웨이서부터 중국 춘제(春節·중국 설) 대이동까지 연말 연시 지구촌이 일상을 잠시 멈춘다. 오미크론 변이가 일으킨 5차 대유행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89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됐으며, 지역사회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5~3일마다 배로 늘고 있다.

각국은 부스터샷(추가접종)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대면접촉을 줄이기 위해 식당·술집 영업 제한, 이동 제한 조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네덜란드는 19일(현지시간) 오전 5시를 기해 사실상 전국이 봉쇄에 들어갔다. 1월 14일까지 생활에 필수적인 점포를 제외한 점포, 술집, 식당 등이 폐쇄되고, 1월 9일까지 각급 학교와 대학은 문을 닫는다. 또한 가정 방문은 2명 이내로 제한되며,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야에만 예외적으로 4명까지 허용한다.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며, 모든 실내경기는 취소됐다. 17세 이하 청소년의 운동은 오후 5시까지만 허용한다.

덴마크는 크리스마스 전후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극장, 공연장, 위락시설, 박물관 등에 대해 휴관 조치령을 내렸다. 프랑스는 1월부터 식당·여가시설·박물관에서 백신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도 새해맞이축제를 취소했다. 캄파니아주(州)는 12월 23일부터 1월 1일까지 공공장소에서 음주와 모임을 금지했다.

아일랜드는 20일부터 오후 8시 이후 식당과 술집의 영업을 금지한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9만명이 넘는 영국에선 크리스마스 이후 2주간 실내 모임 금지 등 ‘서킷 브레이커’ 시행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기간에 코로나19 상황이 영향을 줄까 우려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춘제(春節·중국 설)에 이동 자제령을 내렸다. 새해 춘제 연휴(1월 31일~2월 6일)는 올림픽 개막일(2월 4일)과 겹친다.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주디궈녠(就地過年·현재 있는 곳에서 춘제를 보내라는 뜻)’을 강조하며, 특히 노인,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불필요한 모임과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세계 경제와 문화중심지 뉴욕에선 공연가뿐 아니라 방송가도 오미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NBC의 간판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이번주 청중 없이 녹화하며, 방송 제작인력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CNN은 비(非)필수인력의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제프 주커 CNN월드와이드 사장은 지난 18일 직원들에게 공지를 띄워 CNN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무실에서 일할 필요가 없는 직원들은 다른 곳에서 근무하라”며 ‘스튜디오와 제어실 근무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설명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CNN은 사무실 근무자의 경우 먹고 마시는 시간을 제외하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직원의 사무실 복귀시점은 1월 예정이지만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내부 직원은 설명했다.

미국에선 다양한 기업이 사무실 복귀시점을 변경하거나 연기했다. 포드자동차, 차량공유 서비스 리프트, 우버, 구글을 운영하는 알파벳,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메타플랫폼 등이 최소 내년 1월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포드자동차와 보험회사 메트라이프는 사무실 복귀시점을 내년 3월로 2개월 더 늦췄다. 메타플랫폼은 직원 선택에 따라 최장 내년 6월까지 재택근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연말까지 재택근무령을 내리고, 직원 재량으로 최소 1월까지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또한 사내 크리스마스파티와 저녁모임을 취소할 것을 요청하고, 1월 사무실 복귀 전에 PCR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건물보안업체 캐슬시스템에 따르면 10개 주요 도시에서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사무실 복귀가 이뤄진 기업은 평균 41%로 절반도 되지 않으며, 이는 대유행 이후 최저 수준이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높은 공실률에 맨해튼 건물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 상권에 있는 식당, 술집, 자영업자들은 거의 2년 가까이 타격을 받고 있다. 데이터분석회사 센서매틱솔루션스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매장 방문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3%감소했다. 그 직전 2주에는 각각 18%, 14% 감소한 데서 더 악화했다. 미드타운맨해튼에 있는 바비 반스 스테이크하우스 사장은 WSJ에 “(사무실 복귀시점) 1월이 2월로 밀리고, 2월은 3월로 밀리게 될 것이다.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스탠퍼드대는 겨울학기를 온라인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1월 말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요구했다. 하버드대는 1월 셋째 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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