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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세 MZ, 세계 최연소 대통령 됐다
좌파 보리치 칠레 대선 승리
변화 향한 국민 열망 반영
개표 95% 돌파...득표율 55.8%
중남미 최근 3년새 좌파정권 우세
칠레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좌파 정치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19일(현지시간)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1986년생인 보리치는 칠레 최연소 대통령이자 세계 최연소 현직 국가 수반으로 향후 임기 4년간 사회제도 변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AP]

칠레 국민들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좌파 정치인 가브리엘 보리치(35)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칠레 최연소 대통령이자, 세계 최연소 현직 국가 수반이 되는 보리치는 선거 기간 내내 칠레를 ‘신자유주의의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향후 임기 4년간 광범위한 사회제도 변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 결선투표의 개표가 95%를 넘긴 가운데 좌파연합 ‘존엄성을 지지하다’의 보리치 후보는 55.8%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경쟁상대인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후보의 득표율은 44.2%로, 보리치 후보에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일찌감치 승패가 갈리자 카스트 후보는 곧바로 패배를 인정하고, 보리치 후보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건넸다.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는 1973∼1990년 집권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의 경제 성과 등을 옹호해왔으며, 불법이민과 범죄 등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선 카스트 후보가 27.9%로, 25.82%를 득표한 보리치 후보에 앞선 바 있다.

1986년생인 보리치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그는 내년 3월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간 칠레를 이끌게 된다. 특히, ‘세계 최연소 대통령’은 물론 ‘현직 최연소 선출직 국가 지도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동안 현직 최연소 선출직 지도자는 산나 마린(36·여) 핀란드 총리였다. 앞서 마린 총리는 2019년 집권 당시 34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 당선 기록을 썼다.

보리치 후보는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 출신으로, 칠레대 재학 중이던 2011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학생시위를 이끌던 지도자 중 한 명이다.

20대 때인 2014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좌파연합 경선에서 유력 후보였던 칠레공산당 소속 다니엘 하두에 산티아고 레콜레타 구청장을 꺾었다.

경선 승리 후 그는 “칠레가 신자유주의의 요람이었다면 이젠 신자유주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면서 젊은이들에게 “칠레를 변화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보리치 후보의 당선은 2년 전인 지난 2019년 칠레를 뒤흔든 대규모 시위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

당시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분노가 교육·의료·연금 등 불평등을 낳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번졌다. 이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현행 헌법 폐기와 새 헌법 제정 결정으로 이어졌다.

시위 과정에서 피노체트 정권의 신자유주의 유물에 대한 거부감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중도우파 정권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이는 정권교체와 새로운 지도자 출현의 발판이 됐다.

변화를 향한 칠레 국민의 열망 속에 승리를 거머쥔 보리치는 취임 후 현재 제헌의회가 작성 중인 새 헌법 초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르는 임무를 맡게 된다.

한편 칠레는 미첼 바첼레트 전 중도좌파 정권 이후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앞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등이 최근 3년 사이 줄줄이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바뀐 데 이어 칠레에서도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중남미에선 좌파의 우세가 더 뚜렷해지게 됐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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