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MS·애플 거쳐 네이버 임원까지 올랐지만…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현대차도 홀렸다!”
올해 스타트업 업계의 새 역사를 쓴 사람이 있다. 바로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창립한 송창현 대표(55·사진)다. 지난달 10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스타트업 역사상 최다 시리즈A 라운드(첫번째 기관 투자) 유치 금액을 기록했다. 창립 2년 만에 기업 가치만 50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도 있다.
송 대표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을 거쳐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올랐다. 그야말로 ‘혁신 기술 전문가’다. 하지만 2018년 돌연 퇴직 의사를 밝히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곧바로 세운 회사가 ‘포티투닷’이다. 그 잠재력을 알아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러브콜을 받아, 현대차 Taas 본부장 자리를 겸직하고 있다.
MS·애플 거쳐 네이버 임원…‘혁신 기술 전문가’
1967년생인 송창현 대표는 20년 이상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근무한, 그야말로 ‘뼛속까지’ 개발자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전산학 학사, 퍼듀대학교에서 전산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8년까지 미국 DEC, HP,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가 네이버에 합류하며 인생의 제2막을 연 건 NHN 시절부터다. 이후 성능고도화랩장, 기술혁신센터장, 리서치연구센터장, 네이버랩스연구센터장 등을 거쳐 2013년 네이버 CTO를 역임했다. 2017년부터는 네이버랩스 대표도 겸임했다.
그는 네이버를 한단계 도약시킨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CTO 자리에 오른 후 검색·포털 중심이던 네이버가 AI 등 첨단 기술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는 것이다.
송 대표를 오랜 기간 지켜본 IT업계 관계자는 “송 대표가 CTO로서 네이버랩스 등을 키우는 과정에서 네이버가 차세대 테크 기업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그의 사임 후 아직까지 네이버 CTO 자리가 공석이란 점을 보면 얼마나 영향력이 큰 인물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2018년 그가 돌연 퇴직 의사를 밝혔을 당시 IT업계 및 내부의 관심이 집중됐다. 네이버랩스 직원들에게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회사를 나간다”고 밝혔다는 일화 때문이다. 당시 네이버 관계자도 송 대표가 스타트업을 창업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게 설립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포티투닷’이다. 2019년 창립 후 2년만에 누적 투자유치액 153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투자받은 10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가 컸다.
현대차가 ‘찜’한 스타트업…자율주행 상용화 선도
포티투닷은 설립 초기부터 현대차가 점 찍은 스타트업으로 입소문을 탔다. 창업 직후 현대차로부터 20억원, 기아차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송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올 4월엔 현대차그룹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담당하는 TaaS본부장(사장)으로 선임, 포티투닷 대표와 겸직하고 있다.
현대차가 주목한 건 바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운송 플랫폼이다. 진정한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일상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앞서 송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은 궁극적으로 사용자 중심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어디에서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셔틀 호출 통합 앱 ‘탭(TAP!)’을 통한 호출, 배차, 탑승 실증을 완료한 상황이다.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율주행 셔틀호출은 회당 3000원 이하의 요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업계는 포티투닷이 차세대 모빌리티 선도주자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예비 유니콘으로 거듭나게 됐단 평가가 나온다. 2023년부터 완성차 업체와 모빌리티 기업에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 ‘에이키트’를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