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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비통·구찌, 잔혹 도살 파충류로 가방 제작”…PETA 첫 동영상 폭로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과 구찌가 파는 가방과 벨트, 지갑이 인도네시아에서 잔인하게 도살당한 파충류의 가죽을 소재로 제작·판매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영상이 처음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인도네시아의 한 시설에서 파충류를 도살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PETA에 따르면 루이비통과 구찌는 모두 이번 조사에 포함된 농장에서 가죽을 조달하는 인도네시아 업체 인터내셔널레더웍스(ILW)와 거래를 하고 있다.

에슐리 번 PETA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에 “우리는 공급망에서 파충류를 학대했다는 증거를 수년 동안 문서화했지만, 명품 패션 산업에서 쓰이는 파충류가 어떻게 도살되는지 폭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도살을 담당한 근로자는 반복적으로 두들겨 맞아 발버둥치는 도마뱀의 다리를 자른다.

인도네시아의 한 도살장에서 근로자가 비단뱀의 입에 물을 넣으려고 하고 있다. 이 뱀의 가죽을 늘려 제거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이 영상은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가 확보한 것이다. PETA는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과 구찌가 이런 시설에서 조달한 파충류의 가죽으로 가방 등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PETA 아시아]

다른 영상에선 부분적으로 잘린 뱀을 매달아놓고 호스를 사용해 몸 안으로 물을 넣어 뱀을 부풀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PETA 측은 이를 살아 있는 채로 뱀의 가죽을 벗기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PETA는 “도마뱀은 목이 잘린 후 즉시 죽지 않으며 뇌는 의식을 유지하고 30분 이상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도마뱀의 머리가 잘려나간 뒤에도 몸을 계속 움직이는 사례가 두 개 있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PETA는 지난 13일 루이비통을 소유한 LVMH(루이비통모엣헤네시)그룹과 구찌 브랜드를 갖고 있는 커링(Kering)에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LVMH는 뱀 등 파충류에 관한 조사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LVMH는 그러나 뉴욕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LVMH는 동물에 기반한 원재료 사용에 대한 모든 견해와 민감성을 존중한다”며 “우리의 의도는 가능한 한 가장 책임있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링은 성명에서 “우린 이런 주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커링의 브랜드가 이 시설이나 관행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이런 관행은 커링의 동물복지기준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고 했다.

PETA가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파충류 도살장에서 한 근로자가 도마뱀의 머리를 자르고 있다. PETA는 루이비통과 구찌가 이렇게 얻는 재료를 가방 등에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PETA 아시아]

커링의 언론홍보 책임자는 회사가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 책임자는 “이 시설과 공급망이 연결돼 있다는 게 입증되면 즉시 사업관계를 종료할 것”이라며 “우린 공급망에서 추적 가능성과 동물 복지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ETA는 루이비통·구찌가 이국적인 가죽 대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만든 비건(vegan) 가죽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기업의 홈페이지엔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하는 기업과만 거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목하면서다.

뉴욕포스트는 루이비통은 지난 11월 옥수수로 만든 비건가죽 신발을 내놓았고, 구찌는 지난 6월 목재 펄프 등으로 만든 ‘데메트라’라고 불리는 소재로 가죽 대체 운동화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PETA는 다음 주부터 미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루이비통·구찌매장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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