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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공포에 더 깊게 ‘매파’ 가속페달 밟은 美 연준
블룸버그 “연준 올해 내놓은 정책 중 가장 매파적”
FOMC, 기준 금리 2023년 말 최대 2.125% 예상…3개월 만에 0.5%p↑
연준, 美 경기 회복·고용에 자신감…“시장은 불확실성 제거에 높은 점수”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TV 화면을 통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이날 종료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40년래(來) 최악의 상황에 놓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정책을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것과 동시에 내년 봄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제시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이 미국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는 만큼, ‘인플레 투사’로서 미 연준의 모습은 향후 더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15일(현지시간) 낸 성명을 통해 현재 매달 150억달러(약 17조7750억원)인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300억달러(약 35조5500억원)로 늘리고, 마무리 시점을 내년 3월께로 당긴다고 못 박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가 연준이 올해 내놓은 정책 가운데 가장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던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FOMC 위원들의 접근법이 과감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료]

이날 공개한 점도표(금리 인상 전망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3명이 현재 0.00~0.25%인 기준 금리가 2023년 말에는 최대 2.1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저치도 1.125%였다.

이는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9월 기준 금리 1.625%를 예상한 것이 최대치였고, 현재 0.00~0.25%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한 위원까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불과 3개월 만에 예상 금리의 최대치가 0.5%포인트 상향 조정될 만큼 인플레에 대한 위기감이 가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하며 지난 1982년 6월 이후 약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9.6%포인트 올라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미국 노동부 자료]

물가 폭등에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 판매조차 부진했다. 연말 소비 대목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8% 증가)를 밑돌았다. 전월 1.8% 늘며 소비가 부활하나 싶었지만 이내 고꾸라진 것이다.

[미국 노동부 자료]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 상황과 관련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표현을 삭제한 것은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이면서도 경기 침체가 발생해서는 안 되는 풀기 힘든 시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경제를 붕괴시키기 않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실을 꿰기 어려운 바늘을 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태도 변화엔 미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속화, 내년도 금리 인상 시사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NN 방송 화면 캡처]

이날 파월 의장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경제 불확실성을 높여줄 리스크지만, 미국 경제는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더 많은 양의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팀 수석전략가인 짐 카론은 CNBC 방송에 “(FOMC 결과로)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평가했고, RBC자산운용의 채권투자 전략가인 톰 개럿슨도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지만 시장이 그 정도는 괜찮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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