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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미10’ 우승 조광일, 그의 속사포랩은 고독하게 만들어졌다
“속사포랩? 도장깨기 해나가는 쾌감 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미국 대중음악산업 매출에서 힙합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0%가 넘는다. 켄드릭 라마, 카니예 웨스트, 드레이크라는 이름은 이제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남자들의 선수층이 두텁다 보니, 상(賞)은 드레이크, 음반왕은 에미넴, 공연왕은 켄드릭 라마 등으로 분화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미국 팝에서는 여성래퍼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우리와는 다른 현상이다. 카디비, 메건 더 스탤리언, 리조, 니키 미나즈, 도자캣 등 여성 래퍼들의 넘치는 기세를 미국 대중음악신이 잘 담아낸다.

한국에서도 힙합이 꾸준히 상승세다. 시즌10까지 이어오고 있는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는 한국 힙합을 대중화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

‘쇼미더머니10’(이하 ‘쇼미10’)의 우승자는 속사포 래퍼 조광일이다. 조광일은 세미파이널에서 시즌4의 우승자이자, 삭발까지 감행하고 승부를 불태워온 베이식을 누르고 파이널에서도 쿤타, 비오, 신스를 상대로 해 특유의 속사포 랩과 중독성 있는 플로우로 ‘리얼 힙합‘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그의 우승은 의미가 있다. 조광일의 속사포랩에 대한 시선은 그리 좋지 않았다. 기믹( gimmick, 관심을 끌기 위한 장치)랩이라는 말도 있었다. 조광일의 프로듀서 코트쿤스트는 “조광일이 처음 팀에 왔을 때 그를 향한 편견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를 개코형과 어떻게든 깨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회고했다.

조광일은 자신을 향한 엇갈린 평가를 오로지 실력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묵묵하게 이뤄낸 우승이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연습을 하다 혀를 다칠 때도 있었고, 치아가 흔들리기까지 했다. 빠르면서 발음이 정확한 속사포랩은 고독하게 만들어졌다.

조광일은 이번 우승으로 1억원의 상금과 뮤직 비지니스 플랜 지원, 프리미엄 소형 차량, 초호화 호텔 한 달 살기 이용권의 혜택을 받게 됐다. 음반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셈이다.

-빠르고 강렬한 랩이 특기다. 발음도 정확하다. 그런데 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을까? 시즌10 참가로 조광일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아졌다. 어떤 점이 작용했을까?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를 운이 좋게 잘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 노력을 다 알아주진 않는데, 이번 쇼미를 계기로 많은 분들께서 제 진심이나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코-코드 쿤스트 프로듀서(코코)가 우승(조광일)과 준우승(신스)을 탄생시켰다. 둘의 프로듀싱이 조광일 씨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시너지가 됐을까?

▶개코형 코쿤형 덕에 많은 자신감이 생겼다. 음악적인 것도 외적인 것도 많은 디테일들을 챙겨주셨다, 좋은 것들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부족한 점들은 보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그동안 저 자신도 몰랐던 저에 대한 부분들을 많이 발견해 주셨다.

-우승을 예상했나? 또 우승 소감은

▶우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저한테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이 들고,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 돋보인 참가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또 거론하고 싶은 참가자는?

▶특별히 한 분을 꼽기엔 어려운 것 같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호우주의’ ‘가리온’ ‘가시’ ‘쿠키영상’ 등 자신이 부른 곡 외에도 쇼미10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멜론 등 음원차트를 쓸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온다고 생각하시는지?

▶쇼미10에 많은 대중분들이 사랑을 주셔서 그런 것 같다. 각 참가자들이 선보인 곡들이 다양한 매력이 있었고, 곡들이 다 좋았던 것 같다.

-자신의 랩(힙합), 자신이 추구하는 랩 스타일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저는 그동안 랩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랩 스타일은 속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제한된 시간 안에 담다 보니 속도가 빨라지는 것뿐, 앞으로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드리고 싶다.

-랩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친한 래퍼, 함께 하는 래퍼는 누구인지?

▶딱히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매 순간마다 연구하고 뱉어보고 안되는 거 다시 해보고, 그게 저에겐 일상인 것 같다. 안되는 걸 될 때까지 연습해서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해나가는 쾌감이 있다. 이번 ‘쇼미’의 안이든 밖이든, 저와 작업하고 저를 거쳐갔던 모든 사람들과는 관계가 다 좋은 것 같다.

-한국의 힙합신에서 어떤 래퍼가 되고 싶은가?

▶한 단어로 설명되는 어떤 래퍼라기보다는, 힙합이라는 것에 진심이 느껴지는 래퍼로 보이면 좋겠다. 앞으로는 더 영향력을 가져서, 아직 빛을 내지 못한 친구들을 끌어줄 수 있는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 묵묵히 제 음악을 하고 저만의 랩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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