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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바둑 오유진, 극강 최정 또 꺾었다
국수전 이어 기성전 타이틀
역대전적 6승26패 열세 속
올 상대전적 4승3패로 역전

철옹성같았던 여자바둑 절대강자 최정의 아성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오유진(23·사진) 9단이 또 한 번 천적 최정(25) 9단을 넘어서며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오유진은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최정에게 21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오유진은 종합전적 2-0으로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4연패를 노리던 최정은 지난달 국수전에 이어 이번 기성전 타이틀도 오유진에게 내주며 절대 강자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흑을 잡은 오유진 9단은 초반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좌하귀 백 대마를 압박하며 우세한 형세를 만들어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최정이 잇달아 승부수를 던지며 흔들기에 나섰지만 오유진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대국으로 둘 간의 2021년 상대 전적은 4승 3패로 오유진 9단이 앞서게 됐다. 최정에게 일방적으로 밀려왔던 오유진으로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든 한 해가 됐다. 오유진은 최정과의 역대전적에서 6승 26패로 절대 열세지만, 올해 두 차례 열린 타이틀 매치에서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오유진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여자기성전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 굉장히 강한 선수에게 결승전에서 이겨 더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선택의 기로에서 조금 더 안전한 수를 더 많이 뒀는데 요즘에는 더 적극적인 수를 두게 된 것 같다. 제 스스로 정체기라 판단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달라진게 통한 것 같다”며 “1국을 이겨 우승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오늘 이겨 다행이다. 앞으로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최정 9단의 대회 4연패 도전은 무위로 돌아갔다.

그동안 5차례 열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은 김다영 4단이 초대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2∼4기 대회에서 최정 9단이 대회 3연패를, 5기 대회에서 오유진 9단이 1회 우승을 기록했다. 그간 국내 여자바둑 부동의 1인자 자리를 지켜왔던 최정은 올해 여자국수와 여자기성 타이틀을 모두 오유진에게 내줘 아쉬운 2021년으로 남게 됐다.

오유진은 우승상금 3000만원, 최정은 준우승상금은 1000만원을 받는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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