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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壬寅年 열강들의 ‘용쟁호투’…우주공간으로 무대 옮긴다
G2 필두로 한 선진국들의 ‘新우주전쟁’
中 운반 로켓 ‘창청’ 400회 돌파...4년째 로켓발사 1위 국가에
美 우주사령부 부사령관 “中 우주서 전파방해·레이저 공격 우려”
민간우주시대 연 스페이스X, 내년 1월 초대형로켓 ‘스타십’ 발사
저비용 재활용 로켓시대 열리자 중진국들도 우주전쟁 속속 참전
미국 항공우주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고장난 안테나를 교체하기 위해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만든 ISS는 2024년 운용이 종료될 예정이다.[로이터연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가 11일(현지시간) 민간인 승객 6명을 태우고 텍사스주 서부 ‘론치사이트(발사장) 원’에서 화염을 내 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
지난 10일 중국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창청(長征) 4B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우주탐사와 신기술 시험용 위성 시젠6호가 실렸다. [신화연합]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AP연합]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전선이 확대된 곳이 우주다. 미지의 광활한 공간을 향해 ‘G2’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전히 미국이 투입자본이나 기술적 성과, 민간 산업 발전까지 전방위에서 전세계를 압도하지만 ‘우주굴기( 起)’를 앞세운 중국에 그리 멀지 않은 따라잡힐 것이란 전망이 미국 내부에서 나온다.

그런가하면 러시아는 이달 12년만에 우주관광사업을 재개한 데 이어 내년 5월 46년 만에 달 탐사를 재개할 목표로, ‘우주강국’ 명예 회복에 나섰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도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며 미-중과의 간극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우주에서도 전쟁 태세 갖추는 美-中=중국은 이미 로켓 발사 양적 측면에선 미국을 앞선다.

14일 우주발사보고서(Space Lauc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로켓 발사 수는 중국이 39건(실패 4건), 미국 35건(3건), 러시아 17건, 뉴질랜드(1건), 유럽 5건(1건), 일본 4건, 우크라이나 2건, 인도 2건, 이란 2건, 이스라엘 1건 등으로 중-미가 70% 가까이 차지한다. 중국은 2018년 이후 세계 최다 로켓 발사국이다.

중국에서 발사한 로켓의 92%는 창청(長征) 시리즈다. 13일 관영 인민망에 따르면 지난 10일 창청-4B가 2년 9개월만에 100회 발사에 성공했다. 창청 시리즈는 1970년 4월24일 첫 발사후 지금까지 모두 400회 발사됐다.

중국은 내년까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天 )’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올해 5월 우주정거 모듈 ‘텐허(天和)’ 레일테스트를 마치고, 9월에 화물우주선 ‘텐저우(天舟)3호’가 텐허와 연결해 성공적으로 도킹하는 등 준비는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다.

톈궁은 길이 37m, 무게 90t이며,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다. 내년 완공하면 10년간 운영된다. 이미 중국의 우주정거장에 스위스,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포함해 현재까지 27개국이 가입 신청을 냈다.

중국은 또한 작년 11월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5호’가 달 토양 샘플을 채취해 12월에 무사 귀환해 미국, 소련에 이어 세번째로 달 토양 샘플 채집에 성공한 나라로 기록됐다. 작년 7월 발사한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1호’가 10개월 간의 여정 끝에 지난 5월에 화성에 착륙하는 새 역사를 썼다.

미국에선 중국 견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톰슨 미 우주사령부 부사령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이 미국의 두 배 속도로 우주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이 자체 우주 작전 접근법을 조정하지 않으면 10년 후 중국이 미국을 앞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톰슨 부사령관은 “중국은 우주에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들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전파방해 및 레이저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며 중국의 우주에서의 위협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 요격 실험을 한 것과 유사한 시험을 중국이 2007년에 수행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1982년에 발사돼 폐기된 첩보위성 첼리나-D를 미사일로 요격해 성공했다. 이 시험으로 1500여 조각의 우주 파편이 발생했으며 일부 파편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위협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싱크탱크인 벨퍼센터가 최근 펴낸 ‘거대한 기술 경쟁: 21세기의 중국과 미국’ 보고서에서 중국이 10년 안에 21세기 핵심 기초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며, “오늘날, 미국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의 기술 지배력에 대해 도전하고 있는 중국의 빠른 부상”이라고 지적한 점도 맥락을 같이한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년 연방정부 과학기금을 20% 증액을 추진하며, 하원 내 과학·우주·기술위원회가 국가과학재단 예산을 2로 증액하는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미국은 올해 기준으로 국가 우주개발 예산이 477억달러(56조3800억원)로 세계 최강이다. 미국 다음인 중국이 89억달러(10조5000억원)로 미국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로켓...중진국을 자극하다=일런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팰콘9으로 재사용 로켓 시대를 열면서, ‘우주 중진국’들이 너도나도 저비용 로켓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재사용 로켓이란 위성 궤도 진입 등 임무를 마친 로켓이 지구 상에 떨어져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고 다시 회수돼 사용되는 로켓을 말한다.

팰콘9 로켓의 1단계 회수율은 90%에 육박한다. 2010년 첫 발사 이래 107회 발사됐고 96회 성공했다. 우주 관련 리서치회사인 브라이스테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페이스X는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했다. 불과 1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일본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차세대 로켓 ‘H3’를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로켓은 길이 57~63m, 직경 52m로 기존 로켓 H2보다 크다. 그런데도 기체 가격은 기존의 절반인 50억 엔이다. H3 부품의 90%를 자동차용 부품으로 대체하고, 엔진을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생산가격을 확 낮추는 방식이다. 일본은 각국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위성 발사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는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발사체 ‘아무르(Amur)’를 2026~2027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항공우주기업 아리안 그룹과 재사용 발사체 테미스를 2023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독일은 오스트리아, 스페인, 벨기에, 루마니아와 함께 1단 발사체를 비행기가 공중에서 잡아 착륙시키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2028년 기술 개발 완료, 2030년 상용화하는 일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을 촉진시켰음은 물론 원격근무를 위해 더 나은 인터넷 연결을 위한 위성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렸다. 각국이 통신 위성을 쏘아올려 상공 2000㎞의 저궤도는 ‘위성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질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조세프 아쉬바허 유럽우주국(ESA)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 위성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 머스크 한 사람”이며 “그가 우주 질서를 창조하고 있다”고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겨냥했다. 스타링크는 불과 2년 만에 2000개에 육박하는 위성을 쐈다. 이는 현재 지구 상에 활동하는 위성의 40%에 이른다. 머스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년 내 1만 2000개를 보유하는 게 목표다. 그는 이미 3만개 위성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내년에도 우주를 향한 인류의 전진은 계속된다=내년 전세계에서 우주 관련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머스크의 계획대로로라면 스페이스X는 새해 첫 달 초대형로켓 스타십을 발사할 예정이다. 스타십은 현재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콘9을 대체해 달과 화성, 그보다 더 심오한 우주 탐사까지 다목적으로 개발된 로켓이다. 높이 120m, 직경 9m로, 종전 최대 크기(110.6m)의 새턴V 로켓을 제치고 사상 최대,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지구로 다시 돌아오는 설계로 재사용이 가능해 비용 절감적이다. 최대 100t을 실을 수 있고, 1000㎡ 규모의 대형 공간을 확보해 에텔타워 전체를 실을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행하는 MIT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아케데미가 주최한 한 가상회의에서 머스크는 “인류가 가능한 한 빨리 다행성 종(種)이 되는 게 극히 중요하다”면서 “스타십은 현존 로켓이 가능한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과학 기기를 실을 수 있다. 유로파(목성의 4대 위성 중 하나) 표면까지 (과학 기기 등)100t을 실어나를 수 있다. 우리는 우주에 관해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알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ESA는 내년 중반에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 ‘쥬스(JUICE)’ 를 발사한다. 이 우주선은 2029년 목성에 도착할 예정이며, 최소 3년간 가니메데 등 목성의 대형 위성 3개를 관측한다. 특히 지구 상 모든 바다를 합친 것보다 물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니메데의 수증기 단서를 찾는 임무를 한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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