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롤러블 스마트워치’ 특허 출원
돌돌 말았다 펴는 스마트워치 선점 시동
두 개의 반원 디스플레이로 멀티 화면도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버튼을 누르니 갤럭시워치 화면이 위 아래로 쭈~욱!”
삼성전자가 돌돌 말았다가 펴는 ‘롤러블(rollable) 스마트워치’를 특허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었다가 펴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으로 올해 흥행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에는 이보다 한층 앞선 롤러블 기술 적용을 예고한 셈이다.
10일 네덜란드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렛츠고디지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롤러블 워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내용이 담긴 96쪽 분량의 문서는 전날(9일) 대중에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갖는 전자장치 및 이를 위한 디스플레이 방법’이란 제목의 문서를 통해 차세대 스마트워치의 모습을 상세히 소개했다.
핵심은 커졌다가 줄어드는 ‘플렉서블(flexible) 화면’이다. 삼성전자는 지금의 스마트워치보다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 웨어러블 기기 특유의 휴대성은 사수하기 위해 롤러블 기술을 채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모두 하나의 원형 디스플레이로 돼 있지만 이번에 예시로 선보인 롤러블 워치는 두 개의 반원 디스플레이 형태를 띠고 있다.
오른쪽 옆에 있는 버튼(일반 손목시계의 용두)을 누르면 두 개의 반원이 각각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안에 말려 있던 디스플레이가 펴지는 방식이다. 완전히 펴지면 전체 화면은 타원형을 띠게 되며 대화면이 완성된다. 눌렸던 버튼을 다시 당기면 디스플레이가 다시 안으로 돌돌 말리면서 원래 화면 크기로 돌아온다.
삼성전자는 버튼뿐만 아니라 손가락 터치로 디스플레이를 움직이는 기술도 함께 출원했다. 화면 중심부에서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디스플레이가 늘어나고, 왼쪽으로 밀면 다시 말리는 식이다.
화면 위에서 두 손가락을 벌렸다가 좁히는 ‘핀치 아웃-인’ 방식으로도 디스플레이를 펴고 말 수 있다고 덧붙여 총 세 개의 제어 기술을 소개했다.
디스플레이가 두 개의 반원으로 분리된 만큼 각각의 화면에서 동시에 두 개의 앱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윗 화면으로 사진을 보면서 아래 화면에선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있는 셈이다.
화면 작동방식도 독립적이다. 이를 테면 윗 화면에선 좌우로 밀며 사진을 보고, 아래 화면에선 텍스트를 위 아래로 움직여가며 보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두 개의 반원 디스플레이 사이에 있는 프레임에 카메라를 내장해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 갤럭시워치는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원격 촬영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금의 원형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애플워치처럼 모서리가 곡선인 사각형이나 타원형을 그 예로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롤러블 갤럭시워치 출시 여부와 시기에 대해선 밝힌 적이 없다.
앞서 중국 ZTE의 자회사인 누비아가 화면이 휘어지는 플렉서블 스마트워치 ‘누비아 알파’를 선보이긴 했지만 롤러블 기술이 적용된 것은 아니다.
렛츠고디지털은 “플렉서블 화면을 적용한 스마트워치가 기존에 나오긴 했지만 이번에 삼성이 출원한 롤러블 워치 특허가 한층 더 진보적인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