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이탈'로 논란을 부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서남원 감독이 사퇴하는 등 IBK기업은행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조송화(28)가 무단이탈 논란에 대해 "구단에 알린 부상에 따른 휴식이며,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소명했다.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IBK기업은행측은 "(조송화 선수와)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맞섰다.

조송화는 10일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사무국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변호사 2명과 함께 출석했다. 조송화는 "나는 아직 IBK기업은행 소속"이라며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송화의 대리인 조인선 법무법인YK 파트너 변호사는 “조송화 선수는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적이 없다. 당시 본인의 건강과 선수 생명을 관리해야 하는 '부상' 상황이었다. 구단, 감독에게도 그 내용을 알렸다"며 '무단 이탈'이라는 표현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이탈한 적이 없다"는 조송화측 주장에 관해 기업은행측은 "이탈한 건 사실이고, '무단이탈'이라고 봐야할지에 관해서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사건 초기 '무단이탈은 아니다'라고 두둔했던 기업은행은, 서남원 전 감독과 단장을 경질하고, 논란 속에 중용한 김사니 전 감독대행도 팀을 떠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조송화가 팀을 떠난 시간'을 '무단 이탈'로 표현했다.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가지 않는다. KOVO 상벌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구단 자체로 조송화와는 결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아직 논의할 부분이 많다. 구단에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고, 팬들과 언론에 알리겠다"며 구체적인 징계 방안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계약해지의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양쪽의 희비가 엇갈린다.

상벌위가 '귀책사유'가 구단에 있다고 판단하면 기업은행은 다음 시즌까지 연봉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조송화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조송화는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한다. 상벌위 결정에 따라 잔여 연봉을 놓고 법정다툼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