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생, 코딩교육 기회 부족”
한국에 ‘코딩스쿨’ 세워
한국서 코딩 해커톤·올림픽 계획
“미래 주역 어린이 사회공헌 중요”
무티브 알 하비 아람코 코리아 대표. [아람코 코리아 제공] |
“커리큘럼을 짤 때에도 기술로서의 코딩과 함께 기후 변화, 환경 보호와 같은 주제를 함께 다룰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이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더 나아가 전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무티브 알 하비 아람코 코리아 대표는 “왜 수많은 교육 사업 중에 코딩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지금, 코딩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지만, 지역에 있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내실 있는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 보였다”라며 “지역사회 학생들이 미래의 리더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아람코 코리아의 지원 덕에 지난해 서울과 대전 지역 저소득층 학생 100여 명이 ‘아람코 코딩스쿨’을 통해 수준 높은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올해는 서울과 대전에 이어 울산 지역의 초·중학생 200여 명이 코딩 수업을 받고 있다.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33%를 공급하고 있는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자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국내 석유업계의 핵심이다. 지난 2012년부터는 아람코 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내 주요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투자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해오고 있다.
지난해 아람코 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알 하비 대표는 아직은 국내에 생소한 ‘코딩 교육’을 지원하며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인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게서 코딩 교육 지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구상에 대해 들었다.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그는 취임 후 국내 코딩 교육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는 코딩을 다룰 수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한 알 하비 대표는 “새롭게 부상할 일자리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과 분석적 사고와 같은 소프트 스킬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며 “코딩은 학생들이 논리적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향상, 글쓰기 기술 등의 소프트 스킬을 함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국내 코딩 교육의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전국 3223개 중학교 중 컴퓨터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수의 수는 단 1562명에 불과하다. 학교당 평균 0.48명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특히 산업수도라 불리는 울산의 경우, 중등 정보교과 담당교사 수는 40명에 그쳐 전체 교수 중 2.56%에 불과하다.
알 하비 대표는 “한국은 코딩과 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교육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할 선생님들의 수가 현재로서는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지역 학생들,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이 내실 있는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려면 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지난해부터 미담장학회와 함께 ‘아람코 코딩스쿨’을 지원하고 있다. 카이스트와 유니스트 등 지역 내 주요 대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교수들도 재능기부에 나섰다.
알 하비 대표는 “학생들이 국내 유수 대학의 멘토들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자신만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했다”라며 “수업을 먼저 들었던 학생들이 처음 수업을 듣게 될 기초반 학생들에게 재교육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3D 프린터와 드론을 직접 활용하는 교육 덕에 지난해 코딩 스쿨을 다닌 100명의 학생 중 60명이 환경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발표했고, 올해도 200명의 학생이 직접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람코는 코딩 스쿨의 성과에 힘 입어 ‘아람코 코딩 해커톤’과 ‘아람코 코딩 월드컵’등 전국 단위의 코딩 경진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최근 코딩 스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라며 “한 학생은 ‘코딩 스쿨에서 배운 경험 덕에 가고 싶었던 서울로봇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학생 간 교육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양질의 코딩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꼬 말했다.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알 하비 대표의 관심은 미래 세대에 집중됐다.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을 포함해 아람코와 협력 관계인 주요 기업들이 위치한 울산에서는 지역 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안전한 등하굣길 조성’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직접 속도제한 표지판과 안전 옐로우카펫을 설치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지원을 위해 지난해 지역 내 긴급 구호 활동도 함께 진행한 있는 알 하비 대표는 “미세먼지 안전키트 제공 프로그램, 놀이를 통해 에너지 보존과 절약의 소중함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서울에너지드림센터 내 태양의 놀이터 건립 지원 등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추진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람코에서 조인트 벤처 매니지먼트 코디네이션 총괄로 활동해오다 지난해부터 아람코 코리아 대표로 재직 중인 알 하비 대표는 지난 1년 간의 한국 생활에 대해 “역동적인 경제와 문화적 풍성함 등을 통해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람코 코리아에 근무 중인 40여 명의 한국 직원들이 보여주는 창의력과 책임감, 헌신, 역량 등을 옆에서 감탄하며 지켜보고 있다”라며 “한국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 동안에 놀라울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경험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 하비 대표는 “아람코 코리아는 일관된 철학으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아람코 코딩스쿨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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