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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방 도움 없이 러에 30~40분내 동부 초토화”…우크라 장성, 군사지원 촉구
“탄약고·전방 폭격받고 끝…국민에게 무기고 개방할 위기”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우크라이나가 현실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도움 없이는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첩보부대장인 키릴로 분다노프 장군은 NYT에 “안타깝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의 도움 없이 러시아의 총공세를 막아낼 충분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분다노프 장군은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의 암울한 시나리오도 밝혔다.

러시아가 폭격기와 로켓포로 먼저 우크라이나의 탄약고와 최전방 참호 속 병력을 집중 공격하면, 군이 매우 빠른 속도로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뇌부는 최전선의 방어·보급을 조율할 능력을 잃게 될 것이고, 그 후 모든 책임은 전선에서 홀로 싸우는 현장의 지휘관에게 쏠리게 될 것”이라며 “일단 손에 쥔 탄약이 떨어질 때까지는 버티겠지만 보급 없이 버티는 군대는 없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특수부대와 주 방위군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상태다. 10여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실제 침공을 강행하는 경우 이들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갑갑해하고 있다.

분다노프 장군은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가 동맹인지 어서 결정해야 한다. 동맹이라면 서로를 도와야 한다”며 “러시아의 침공은 문명 세계의 재앙이다. 이를 피하고 싶다면 첨단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 내일, 모레, 연내가 아니고 지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접경지역에 병력 10만명을 둘러싸 배치했다. 배치 병력은 더 늘 거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내년 1∼2월에는 침공이 가능해질 거라는 관측도 많다. 미국 정보기관 연합체인 정보공동체는 러시아가 집결시킬 병력이 17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등록된 군인 전체를 합쳐야 간신히 그만큼의 병력을 모을 수 있다. 육·해·공 모두 물량 면에서 러시아에 압도적인 열세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는 수송기를 합해야 200대 정도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로 보내 놓은 전투기 숫자보다도 적다.

우크라이나 육군은 별다른 미사일 방어 체제도 갖추지 못한 상태지만 흑해에는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잠수함, 호위함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출동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 육군은 이스칸데르 M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러시아군 전문가인 로버트 리는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를 쏟아붓는다면, 아주 짧은 시간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공격 시작 후 첫 30∼40분이면 우크라이나 동부군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군도 2014년 크림반도를 무력하게 빼앗기던 당시 수준의 약체는 아니라는 평가다. 당시엔 정규 러시아군이 사실상 총 한방 쏘지 않고 크림반도를 점령했었다.

그러나 서방 국가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각종 무기와 최첨단 감시 체제 등을 갖췄다.

러시아의 탱크 공격에 대비한 재블린 지대공미사일도 미국으로부터 받아 전방에 보급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우크라군은 벌써 최후의 수단까지 거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모든 수단이 실패한다면 군이 무기고를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개방할 것”이라며 “국민이 자신과 가족을 방어할 수 있도록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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