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지난 6일 외식 고객사와 함께 레스토랑 간편식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을 출시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침체를 겪고 있는 단체 급식·식자재 유통기업들이 외식기업과 손잡고 간편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외식 고객사의 메뉴로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개발해 본격적으로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6일 CJ프레시웨이가 선보인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은 출시 하루만에 1500개가 팔려 준비된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신제품 출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CJ프레시웨이는 레스토랑 간편식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고객사의 주력 메뉴를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레스토랑 간편식)로 개발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면서도 이들의 판로 확대와 인지도 향상을 도와 ‘윈윈’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CJ프레시웨이가 올해부터 추진 중인 중인 ‘밀 솔루션(Meal Solution)’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밀 솔루션 사업은 전처리를 거친 식자재와 반조리 상품, 밀키트 등 메뉴형 식자재 패키지를 제공해 고객사의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돕는다.

지난 11월에는 프레시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외식 고객사의 유휴 시간 활용을 위한 메뉴 패키지를 개발하는 B2B 밀 솔루션 사업도 시작했다.

가정간편식은 그동안 팬데믹 상황에서 식자재유통·단체급식 기업에 있어서 탈출구로 꼽혔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등교·근무 시간 조정, 외식업종 영업시간 제한으로 피해를 보자 B2C 시장인 간편식을 노린 것이다. 사업다각화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아워홈은 단체 급식 사업이 침체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간편식 시장에 주력하면서 상반기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하반기에도 매달 실적을 개선 중이다. 또 신세계는 ‘올반’, 삼성웰스토리는 ‘라라밀스’를 론칭,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선보이며 불황 타개 전략으로 삼아왔다.

CJ프레시웨이는 신세계푸드, 아워홈 등 여타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기업들과 달리 비교적 늦게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그동안 간편식 시장에 진출하며 CJ 제일제당과 사업 영역이 겹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CJ프레시웨이는 외식 고객사를 상대로 한 B2B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간편식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으로 승부를 봤다.

CJ프레시웨이 외에도 식자재유통 기업들은 레스토랑 간편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포화된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 유명 음식점과 협업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물거품이 되면서 간편식 사업에 공을 쏟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RMR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동원홈푸드는 자체 온라인 마켓인 ‘더반찬&’을 통해 RMR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달의 맛집’이라는 기획전을 운영하며, 유명 음식점과 협업해 만든 다양한 RMR 메뉴를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예측이 어렵고, 이에 따라 외식과 내식 수요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B2B 식품 유통기업의 RMR 시장 진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들은 이미 충분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