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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팔아 빚갚은 두산…박정원 회장 ‘OO’에 미래 걸렸다 [비즈360]
채권단 관리 ‘조기졸업’ 돋보인 두산
수소 등 미래사업 관건
분당두산타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핵심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시작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알짜 사업까지 매각하는 초강수로 1년 반만에 채권단 관리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소, 배터리, 모빌리티, 로봇 등 이미 사업 초기에 있는 미래 산업 부문의 성장으로 얼만큼 빠르게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느냐가 관건이다. 여전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은 작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수주급감과 금융시장 충격으로 유동성 경색이 심화된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긴급대출을 받는다. 이후 두산그룹은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동원해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겠단 자구안을 발표했다.

이후 6월 두산은 산은 등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 3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는다. 당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3조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을 실시하는 등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를 시작으로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두산모트롤BG, 두산솔루스를 잇따라 매각하며 상환 자금을 마련했고 올해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까지 팔면서 청산 비용을 만들었다.

지난달엔 두산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로 또 한번의 유상증자를 단행, 이중 7000억원 가량을 상환에 사용한다. 이로써 2000억원 가량의 채무가 남게 됐다. 두산그룹은 이달 중 이를 갚아 채권단과 3년 만기로 맺은 재무약정을 1년 반만에 해지하겠단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은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금 확보 등으로 향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단 점에서 지속 가능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산그룹의 ‘빚 갚기’가 마무리되면 박 회장의 미래 경영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주력 계열사 매각까지 감수하면서 체중을 감량한 두산을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다시 살찌우도록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이 부문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세계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018년 기준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97조원으로, 오는 2035년엔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가스터빈은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실적 보유 경험을 바탕으로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또 대주주 보유 지분의 무상증여로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두산의 노력에도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더디단 지적도 나온다. 9월말 현재 두산중공업의 전체 차입금(약 5조7000억원) 중 단기차입금(4조2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달한다.

비즈360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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