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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비도성 백마강 물류기지 북포 근처, ‘북문 성벽’ 확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계획도시인 것으로 밝혀진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성 부여나성에 북문의 존재가 확인된데 이어, 연약지반의 어려움을 뚫고 기술적으로 쌓은 60m의 북쪽 성벽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가 진행된 북나성 일대는 가증천이 백마강과 합류되는 지점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로 비정되는 곳이다.

바로 이곳에서 북문(北門)과 성벽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육상과 수로를 연결하는 백제 사비기 교통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마련하게 됐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조사기관: 백제고도문화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부여 나성(북나성) 쌍북리 발굴조사’에서 북쪽 출입시설(북문지, 北門址)의 존재와 함께 나성의 축조 기술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6일 확인됐다. ▶헤럴드경제 7월14일자 ‘사비 도성의 외곽성, 부여 나성은 계획도시였다’ 보도

사비도성 외곽성인 나성의 북문 성벽

부여나성은 백제 사비도성을 감싸는 외곽 시설물로서 도성을 보호하고 도성의 내‧외부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쌓았다. 사비 천도(538년) 전후한 시점에 축조됐다.

발굴조사결과, 북문지의 존재와 함께 남아있는 상태가 양호한 약 60m의 성벽을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북나성 성벽 축조기술을 살펴보면, 먼저 성을 쌓기 위해 자연 퇴적된 원지형을 기반으로 새롭게 흙을 깔아 평탄화하는 기초공사가 진행됐다. 기초공사는 성벽 주변의 넓은 범위에 걸쳐 진행되었고, 하천변의 저습하고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하려고 판판한 돌을 넓게 깔거나 혹은 산사토 덩어리들을 섞어 대지를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벽은 잘 다져진 대지 위에 돌을 가공하여 외벽면을 쌓고 안쪽은 흙을 산처럼 쌓으면서 조성되는데, 이중 돌로 쌓은 석축부는 저습한 연약 지반에서 성벽의 무게를 견디도록 하려고 석축 단면이 사다리꼴이 되게 쌓아 안정감을 줬다.

또, 석축부에 덧붙여서 안쪽에 흙으로 쌓은 토축부는 5~10㎝ 두께로 흙을 다져가면서 쌓은 양상인데, 성벽의 진행방향에 따라 3.2~5.1m 규모로 흙을 쌓은 공정의 단위가 확인되어 주목된다.

특히, 토축부 공정이 구분되는 지점에 따라 석축부의 축조 형태가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되어 성벽의 유기적인 축조 공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사를 통해 확인한 성벽의 남은 높이는 최대 2m, 성벽 폭은 최대 14.2m인데, 성벽 폭의 경우엔 조사지역 밖으로 연장되고 있어서 더 넓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성벽의 내측 토축부에서 개배(蓋杯:뚜껑이 있는 접시), 직구소호(直口小壺:그릇 입구가 곧게 뻗은 작은항아리) 등의 유물이 출토되어 성벽의 조성이 6세기 중엽 경에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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