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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우’냐 ‘온건파’냐…마크롱과 맞대결 자리 놓고 佛 우파 내 빅뱅
페크레스, 공화당 사상 첫 여성 후보로 선출…전통적 보수 표방
제무르 “대선 승리, 단순 권력 교체 아닌 佛 세계 최강국 재정복”
르펜, 親 EU 발언으로 중도 확장 시도까지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파리 수도권) 주지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공화당(LR)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후 지지자들의 성원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내년 4월 프랑스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이 유력한 현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우파’ 진영 내에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극우 성향 후보 2명이 앞서가는 가운데, 샤를 드골 장군과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LR)이 사상 처음 여성 후보를 내세우며 정통 우파 세력의 부활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프랑스의 메르켈·대처’로 불리는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파리 수도권) 주지사는 전날 공화당 결선투표에서 61%의 지지율을 얻어 대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민자 범죄자를 수용할 ‘프랑스판 관타나모 수용소’를 만들겠다는 등 혐오 발언을 이어온 강경파 이릭 시오티 하원 의원은 1차 투표 1위에도 불구하고, 결선 투표에선 39%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우파가 돌아왔다”고 선언한 페크레스는 ‘프랑스의 긍지 복원’을 슬로건으로 전통적 보수주의 정책을 내세웠다. ‘프랑스의 구원’을 내세운 에릭 제무르와 ‘위대한 프랑스’를 내세운 마린 르펜과 언뜻 유사해 보이나, 이들을 “인종차별적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대립각을 세웠다.

페크레스의 후보 선출을 두고 주요 언론은 일제히 정통 보수 우파인 공화당이 극우와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극우 진영 후보들도 결선 투표로 가기 위한 ‘2위 싸움’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에리크 제무르 후보는 이날 파리 인근 빌팽트에서 열린 첫 정치 집회에서 “내가 이번 대선에 승리한다면 이는 또 한번의 단순 권력 교체가 아니라 프랑스가 세계 최강국 지위를 ‘재정복(reconquête)’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 성향의 에리크 제무르 프랑스 대선 후보가 5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빌팽트에서 열린 첫 정치 집회에서 “내가 이번 대선에 승리한다면 이는 또 한번의 단순 권력 교체가 아니라 프랑스가 세계 최강국 지위를 ‘재정복(reconquête)’하는 것”이라고 연설한 뒤 지지자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제무르가 자신의 정당명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재정복’이란 단어를 반복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반(反) 이민 정서를 최대로 끌어올려 자신에 대한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정복이란 단어는 711년부터 1492년까지 780년 동안 스페인의 기독교도가 무슬림에 대해 벌인 실지 회복운동인 ‘레콩키스타(Reconquista)’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무슬림 이민자로부터 프랑스를 되찾겠다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원조 우파’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는 유럽연합(EU)과의 협력 강화, 유럽군 창설 지지 등의 온건 정책을 연이어 내놓으며 ‘산토끼’인 중도 유권자로 세를 넓히는 모양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대선 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럽 극우 지도자 모임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지난달 26~29일 프랑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인터랙티브의 조사에 따르면 르펜이 20%로 마크롱(24%)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고지를 선점했다. 그 뒤를 제무르(13%), 페크레스(11%)가 뒤따르는 형국이다.

다만, 페크레스가 당내 경선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최근 제무르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만큼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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