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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에, 환율에 치인 국민소득…‘오미크론 리스크’도 덮치나
보험연구원이 공개한 '코로나19 이후 소득계층별 물가 상승률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분위별 소비지출 구성을 반영해 작년 1월과 올해 9월 사이 물가상승률을 산출한 결과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이승환 기자] 올해 3분기 실질 국민 소득이 5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국민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 국민들의 체감 지수는 나빠지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3%에 그쳐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실물경기 침체에도 정부는 올 4% 성장률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민간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11월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 이익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박과 오미크론 불화실성에 따른 경제 충격 등은 여전히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가 문제가 아니라, 내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분기만에 마이너스 소득성장...물가가 발목

한국은행은 2일 ‘3분기 국민소득(잠정)’ 을 통해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전기대비 0.7%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국민총소득은 0.1% 증가했다.

이 기간 실질 국민총생산(GDP)는 0.3% 성장했고, 명목 GDP는 전기대비 1.4%가 올랐다.

소득이 경제성장률보다 적은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성장이 소득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소득의 질은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물가수준을 알려주는 GDP디플레이터는 5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전기대비 2.6% 상승했다가 2분기 1.6%로 증가폭을 줄인 뒤, 3분기 2.3% 오르며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사실상 물가 상승 압력이 올 들어 내내 높은 강도로 이어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실질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민간 소비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도 “민간 소비는 방역조치 완화, 전환 등으로 10,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신용카드 실적이 좋다”면서도 “전체적으로 4분기 민간소비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겠으나,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 얼마나 클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는 4인 가족 마트 김장비용은 41만9620원으로 1년 전보다 5.8% 오른 것으로 발표했다. [연합]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성장 복병 될 수도

실제 오미크론 불확실성은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세계 경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델타 변이 당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됐던 것을 감안하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부품 공급 차질 등이 나타나면 수출 성장세도 주춤할 수 있다.

한국은행도 “과거 델타 변이를 포함해 코로나 대유행시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 경제 주체 심리, 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유가나 금융시장 가격 변수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현재 오미크론이 얼마나 빨리 확산되고 치명률이 얼마나 심한지와 당국 방역 조치 등에 따라 물가나 실물에 변수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미크론 리스크를 피하려 글로벌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릴 경우, 원화 가치 하락도 우리 경제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올초 달러당 1100원을 밑돌던 환율은 현재 1180원을 넘나들고 있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등 수입물가가 높아져 소비자물가 상승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한은이 3분기 실질소득 마이너스 성장 배경으로 지목한, 국외 소득 감소도 더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은 “3분기 전분기 대비 해외에서의 배당소득 등이 줄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8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경제 성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모르지만, 하방위험을 높이는 충격으로 보인다”면서 “통제가 어려운 예상 못한 불확실성에 물가 상승·환율 변수가 커지며 경제 회복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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