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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쿠르거국립공원에서 지난달 28일(현지사간) 거대한 수컷 코끼리가 사파리차를 공격하자 탑승객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뉴스24 캡처] |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성난 수컷 코끼리가 사파리 탑승객들을 습격한 사고가 발생했다. 짝짓기 철 흥분한 코끼리가 암컷 코끼리에 사파리 차량이 다가가자 분노해 사람들을 공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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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6t의 수컷 코끼리가 사파리 차량을 들이받고 있는 모습. [뉴스24 캡처] |
영국 매체 더 미러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르거국립공원 내 야생동물보호구역인 '세래티 게임 리저브'에서 지난달 28일 몸무게 6t가량의 수컷 코끼리가 11인승 사파리를 덮쳤다. 당시 사파리에는 투어 가이드 양성 학교인 '에코 트레이닝'의 강사와 학생들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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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도로 위 암컷 코끼리에 사파리 차량이 접근하자 왼쪽에서 수컷 코끼리가 빠르게 나타나 앞발을 구르며 공격 채비를 하고 있다. [뉴스24 캡처] |
사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이 담긴 영상을 보면,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사파리 앞으로 두 마리의 코끼리가 걷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커다란 상아를 가진 수컷 코끼리가 사파리 왼쪽으로 다가와 앞발로 한 차례 흙을 걷어차더니 코를 하늘로 치켜들고 사파리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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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4 캡처] |
분노에 가득 찬 코끼리는 약 30초간 사파리를 들어올리고 밀어붙이며 공세를 퍼부었다. 사파리는 순식간에 종잇장처럼 부서졌고, 사파리에 타고 있는 학생들은 황급히 뛰어내려 뒤따르던 사파리로 대피했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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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코끼리가 공격하자 사파리 탑승객들이 황급히 도망치고 있다. [뉴스24 캡처] |
'에코 트레이닝'의 최고경영자 안톤 래테간은 "사파리 차량이 번식기인 코끼리 무리에 너무 가깝게 다가갔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컷 코끼리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매우 높아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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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코끼리의 습격으로 종잇장처럼 찢어진 사파리 차량 [뉴스24 캡처] |
전문가에 따르면, 짝짓기 철 수컷 코끼리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평소의 최대 60배까지 증가한다. 야생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명은 60~70년으로, 수컷의 어깨까지 높이는 4m에 달한다. 이들 코끼리가 짧은 거리를 달리면 시속 40km의 속도로 질주할 수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에 공격 당하면 지그재그로 달리거나, 큰 나무나 바위 뒤에 숨는 것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앞서 2018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33세 남성 사파리 가이드가 짝짓기 철 수컷 코끼리에 밟혀 사망한 바 있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