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핸드폰 끈채 전날 지역일정 소화

당원 “李 탄핵해야” vs “李 사퇴하면 탈당”

[단독] 이준석, 윤석열 직접 방문 가능성에 “만나지 않겠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잠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내분이 당원갈등으로 격화하고 있다.

이틀째 계속되는 ‘잠행’에 당원게시판은 1일 오전 0시부터 오전 9시45분 기준 총 530건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판은 이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글과 지지를 표명하는 글로 뜨거웠다. 이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윤 후보의 이른바 ‘측근정치’를 비난하는 글도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인 에펨코리아 등에서도 이날까지 이 대표가 사퇴를 할 경우 탈당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이 대표를 비판하는 당원들은 “분탕질을 하고 있다”, “당대표가 책임이 없다”, “정권교체에 책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반면 이 대표를 옹호하는 당원들은 “윤 후보는 왜 이렇게 오만하냐. 국민의힘이 뽑은 당대표를 왜 무시하나”, “이 대표가 사퇴하면 20, 30대 지지자들이 대거 빠져나간다. 주변 청년층 여론이 그렇다”고 했다.

에펨 코리아 유저들은 “윤 후보는 왜 이 대표 만나러 가지 못하냐”, “대선만이 아니라 지선공천 때문에 자리싸움하는 구태들을 겨냥해서 최종적으로 도장 찍는 건 당대표라는 걸 각인시켜줄 필요는 있다”고 이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잠수’로 이 대표와 윤 후보 모두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선의원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중에는 정치를 업으로 하는 분들이 동네 구멍가게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라 걱정하는 장삼이사보다 못하다는 말들이 있다”며 “부디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보수를 리셋하고 대한민국을 살려내라는 뜨거운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지 말라”고 읍소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했다. 여의도에서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선대위 합류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합류 불발 등 자신이 추천 또는 반대한 인선이 존중되지 않자 이 대표가 ‘잠수’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