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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센 놈’ 등장에 한국 '백신주권' 더 멀어진다
새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 출현에 전 세계 긴장
화이자·모더나 등 내년 초 대응백신 개발 장담 속
국내에선 아직 元바이러스 백신도 개발 못한 상황
123rf

전 세계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베타, 델타 등 기존 변이보다 감염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더 큰 유행이 오지 않을까 아연 긴장 상태. 다행히도 글로벌 백신업체들은 4~6개월 내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리지널바이러스 대응 백신조차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라 ‘백신주권’은 점점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오미크론, 델타변이보다 감염력 높을 것”=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오미크론변이는 아프리카 118건, 유럽 26건 등 150여건(14개국). 특히, 남아공을 중심으로 확산이 거세자 유럽 등은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다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아직까지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미크론의 스파이크단백질이 32개나 된다는 점에서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몇 배 이상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전파력이 가장 높다는 델타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16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전파력)을 가질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봤을 때 기존 변이보다 감염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변이가 기존 백신으로 통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모더나, 수 개월 내 백신개발 장담=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발빠르게 오미크론에 대응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와 mRNA 백신을 공동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9일 “이런 상황에 대비해 이미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수 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오미크론변이 대응 백신은 6주 이내 개발, 100일 이내 초기물량 출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 역시 “우리의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는 지 수주 이내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베타·델타 변이 임상을 오미크론으로 확장해 60~90일 이내에 오미크론 부스터샷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개발사들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하는 이유는 이미 백신을 개발해본 경험과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플랫폼에 항원을 추가해 실험했을 때 반응이 있다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백신 개발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 만약 효과가 없다면 또 다시 전 세계가 대유행에 휩쓸리게 된다.

정 교수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면 다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백신 개발사들이 발빠르게 준비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오리지널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집중=국내 백신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숙제만 쌓여가는 모습이다. 아직 오리지널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백신조차 개발하지도 못했는데 변이바이러스는 계속 추가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들 중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들어간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최초 중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기초연구는 하고 있지만, 우선은 오리지널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게 1차 목표”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플랫폼기술이 있어야 다른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도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몇 개월 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얘기하는 이유도 이런 플랫폼 기술을 구축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유코백-19'도 기존 항원에 2~3개 항원을 추가하는 방식의 임상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실험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도 임상개발 중이지만, 변이바이러스를 목표로 한 임상은 아직 초기단계다.

시민 유모(45) 씨는 “백신개발 속도보다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속도가 더 빨라 가뜩이나 어려운 백신 개발 과제가 더 암담해지고 있다. 한국의 백신주권은 하세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인규·도현정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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