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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활기 되찾은 연말, 오미크론이 찬물 끼얹나

‘델타’보다 더 센 놈이 등장했다. 바로 ‘오미크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은 지난 11일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됐다. 하지만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아프리카대륙을 넘어 유럽, 홍콩까지 감염전선을 넓히며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 빠르게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한 것도 이 바이러스의 빠른 감염속도에 대한 염려가 컸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빠른 이유는 둥그런 바이러스 외형에 붙은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델타보다 2배 많은 32개나 붙어 있어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붙은 돌연변이를 통해 숙주 세포에 침투하는 점을 고려하면, 스파이크 단백질 수가 많은 만큼 돌연변이 수나 감염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오미크론은 기존의 바이러스처럼 확진자와 밀접접촉 없이 공기로만 전염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감염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기존에 개발된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공포감이 더 커졌다. 오미크론이 국내에 아직 상륙하진 않은 데다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지만 정부가 방역 대책 발표를 미룰 정도로 긴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연말 거리가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다시 차갑게 식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간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영업제한이 일부 완화되면서 서울 이태원이나 종로, 강남 등 주요 상권에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보복소비’ 경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올해 코리아페스타는 어느 때보다 성황을 이뤘고, 특히 백화점과 패션업계는 연말모임을 준비하는 고객 덕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하늘길도 서서히 열리면서 관광과 면세, 숙박업 등도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2배 강한 오미크론까지 국내에 상륙하게 되면 상황이 어떻게 반전될지 모를 일이다. 안 그래도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전염성이 강한 새로운 변이의 등장은 어렵게 살아난 소비의 불씨를 빠른 속도로 꺼뜨릴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기존의 방역 방식을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셧다운’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도 있다.

최근 백신 접종과 치료제의 개발로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 시대가 이제 종식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끈질긴 바이러스는 또다시 새로운 변이로 등장해 그 끝이 쉽지 않음을 실감하게 했다. 이쯤 되면 코로나를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아니라 엔데믹(Endemic·유행병)이라 명명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전쟁에서 단기전과 장기전의 전략 수립이 시작부터 다르듯 정부의 코로나 대책 역시 정책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는 게 중론이다. 변이가 나타날 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이 대책, 저 대책 끼워넣기 보다 코로나라는 질병에 대한 장기 대책이 필요할 때다. 예전처럼 영업시간 제한, 셧다운 등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해서는 이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2년여간의 경험으로 알 때가 됐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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