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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문 연다, 美 오프라인 매장
WSJ ‘美 소매체인 분석’보도
e커머스에 밀린줄 알았는데
폐업 위기 딛고 화려한 부활
업계 “경쟁 관계 아닌 보완 관계”

전자상거래 활황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던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가 미국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 상품을 만져보고 사려는 소비자 욕구, 온라인 업체간 경쟁심화로 인한 비용증가, 판매자에 유리해진 임대조건 등이 중첩해 경쟁력이 부각한 영향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IHL그룹이 945개 미 소매체인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 올해 매장의 순증가(개점과 폐점의 차이)수가 4361개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문 닫는 매장보다 더 많은 매장이 문을 여는 것이다.

작년만해도 순증가수는 -6573개였는데 극적인 반전이다. 대형 판매 업체, 식품, 의약품, 편의점 등이 매장 수 증가를 주도했다. WSJ는 지난 5년간 파산 등으로 큰 혼란을 겪은 백화점과 전문점은 여전히 개점 매장수보다 폐점 매장수가 많지만 폐점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장을 운영하는 게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업계가 깨달았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사더라도 더 빨리 받아보거나 반품하는 데엔 매장이 유통 허브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했다. 고객이 직접 상품을 경험해보는 게 인터넷 검색보다 낫다는 측면에서도 매장의 강점이 도드라진다.

펜실베이니아주(州)에 본사를 둔 운동 용품 판매업체 딕스는 새로운 콘셉트를 갖춘 매장 800개 이상을 새로 출점하고 있다. 암벽 등반벽, 퍼팅을 할 수 있는 그린 등 고객이 직접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시설을 집어 넣었다.

이 회사의 토니 로엘러 선임 부사장은 “5~6년전엔 전자상거래가 소매 매장을 집어삼킬 건지를 두고 얘기가 많았는데 이제 온라인과 매장 경험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지만 구매 전에 여러 번 상품을 시험해보길 원한다”고 했다.

의류 브랜드 리바이스는 향후 3~5년간 이른바 ‘차세대 매장’을 미국 안에 100개 열 계획이다. 기존 정가 매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소비자가 티셔츠를 맞춤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다.

하밋 싱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르면 매장 임대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보다 15% 낮은 가격에 건물주와 협상하고 있다. 임대료를 매장의 판매 비율을 감안해 산정하는 걸 임대인이 덜 꺼려 경기침체 동안 소매업체엔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도 ‘매장의 귀환’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고객 유지 관련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프로핏웰에 따르면 구글·페이스북 광고, 유료검색 등 디지털 고객 확보 비용이 지난 5년간 약 50% 증가했다.

패트릭 캠벨 프로핏웰 최고경영자(CEO)는 “애플·구글 등이 고객의 온라인상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쿠키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용은 더 늘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 등도 매장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백화점을 열 계획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시장조사 업체 포레스터리서치의 브렌든 위처 수석애널리스트는 “더 이상 전자상거래에 맞서는 매장이 아니다”라며 “둘은 서로를 지원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상점이 죽었다는 오래된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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