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기자회견 하는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연합]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텍사스주와 소도시 테일러시가 삼성전자의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유치하면서 대규모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자 미국 내에서는 과도한 ‘퍼주기’ 지원이라는 논란도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에 향후 10년 동안 재산세를 90% 깎아주고, 이후 10년 동안은 85%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3억1400만달러(약 3740억원)에 달하는 교육세도 면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텍사스주는 텍사스 산업 펀드(TEF)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2700만달러(약 320억원)의 보조금도 지급할 전망이다.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의 판매세를 면제해 주는 등 세금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굿잡스 퍼스트’의 카시아 타친스카 연구원은 “이것들은 삼성전자가 누릴 수 있는 많은 혜택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를 유치했지만, 투자 유치의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장 큰 위험은 삼성전자의 약속처럼 새로운 일자리를 제대로 창출할 수 있을지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설립,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통해 3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는 대규모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해도 그에 맞춰 수천명의 새로운 주민들이 유입되는 것 역시 위험 요소다. 집값이 오를 수 있고 교통 혼잡이나 인프라 부족 현상 등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런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테일러시는 내년 1분기 중 약 1800만달러(약 214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중소도시인 테일러시가 어떻게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할 수 있었는지도 화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일러시가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지난 겨울과 같은 전력난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앞서 지난 2월 텍사스주 폭설과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급증, 300만 이상 가구와 사무실이 정전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사태로 오스틴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1공장도 가동이 중단돼 약 3000억∼4000억원의 피해를 입고 4월께 완전 정상화됐다.
이 같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테일러시는 올해 초 삼성전자와 텍사스 최대 송배전 회사인 온코사와 만남을 주선했고, 지난 겨울 전력난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답을 받게 했다.
또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테일러시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알로카에서부터 수도관을 연결하는 사업을 돕기도 했다.
테일러시 관료들은 아시아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대비해 아시아 문화에 관한 책을 읽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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