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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도로 뒤덮은 홍게…호주 크리스마스섬에 무슨 일?
호주 '크리스마스섬'에서 수백만 마리의 홍게가 바다를 향해 대이동을 하고 있다. [Parks Australia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호주에서 홍게가 대이동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수백만 마리의 게가 숲에서 나타나 도로를 새빨갛게 물들이며 바다로 행진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광경 중 하나로 꼽히는 '홍게 대이동'은 매년 10월 말~11월 초 호주령 '크리스마스섬'에서 일어나는 진풍경이다.

홍게들이 '게 전용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Parks Australia 페이스북 캡처]

18일(현지시간) 호주 '9News' 등에 따르면, 호주 서부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2600km 떨어진 '크리스마스섬'에서 홍게 대이동이 목격됐다. 인도양에 위치한 '크리스마스 섬'은 호주보다 인도네시아에 더 가까운 섬으로, 주민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평소 숲 속에서 서식하는 홍게는 우기가 시작되는 10~11월 교미와 산란을 위해 일제히 바다로 이동한다. 먼저 숫게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암게가 뒤따르며 수백만 마리가 행진한다.

바닷바람에 이끌려 바다로 향하는 게들은 도로나 건물을 만나도 아랑곳 않고 일직선으로 돌진해간다. 도로가 붉게 물들 만큼 뒤덮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홍게 이동시기에는 도로가 봉쇄되고 '게의 대이동으로 통행 금지'라는 전용 간판까지 만들어졌다.

교미와 산란을 위해 바다로 이동하고 있는 홍게들. [Parks Australia 페이스북 캡처]

모든 도로를 봉쇄할 수 없어 게를 위한 전용 다리도 설치했다. 게 전용 다리는 도로 양쪽으로 게가 건널 수 없도록 차단벽을 설치한 후 길이 막힌 게들이 자연스럽게 다리로 올라가 건너게 한 다리다.

이 광경을 촬영한 동·식물학자 데이비드 어텐버러는 "커다란 진홍색 커튼이 절벽과 바위로 내려와 바다로 향해 가는 것 같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사건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도로, 수로, 건물 등 장애물을 만나도 아랑곳 않고 바다로 돌진하는 홍게들. [Parks Australia 페이스북 캡처]

바다에 도착한 홍게는 수분 보충을 위해 바다에서 수욕을 즐긴 뒤 산란을 시작한다. 이후에는 본거지인 숲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 같은 대이동은 몇 주간 이어져 이 시기에는 주민들도 각별히 안전운전을 한다고 한다.

홍게 대이동 영상을 본 네티즌 들은 "정말로 멋진 광경이다" "게들이 다리를 사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네" 등의 놀라워하는 한편, "공포 영화에 나올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악몽같은 영상일 수도" 등의 반응을 보였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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