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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러스] 베트남 큰손 된 K-머니…생산기지 넘어 자본시장까지 휩쓴다
‘포스트차이나’ 설비투자에다
내수 성장으로 자본수요 커져
지분투자·합작·펀드조성 급증
삼성·LG·한화·롯데 기반 튼튼
SK·CJ·네이버 등 최근 적극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2000년대 후반부터 ‘포스트 차이나’ 기회를 찾아 베트남으로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초기 낮은 인건비 등 우호적인 환경을 갖춘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현지 경제가 고성장하고 통신과 금융, 유통 등 시장에서 잠재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경쟁적인 투자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베트남 유망 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붐 초기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생산기지 건설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 최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성장했다. 박닌성과 타이응웬성, 호치민 등에 6곳의 삼성전자 TV와 가전 등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 가량에 달한다. 삼성은 현지에서 10만명이 넘는 근로자를 고용하며 현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북부 하이퐁 산업단지에 생활가전 생산단지는 물론, 차세대 주력 사업인 차량용 부품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LG전자가 2015년 설립한 하이퐁 캠퍼스에는 현재 1만60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으로,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생활가전 라인으로 재배치 작업을 진행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도 뒤따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건설했다.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노이 인근 10만제곱미터 규모의 항공기 엔진부품 공장을 준공했다. 이는 베트남 첫 한공엔진부품 공장으로도 주목받았다. 계열사인 한화테크윈도 2019년 박닌성에서 폐쇄회로(CC)TV와 영상저장장치(DVR) 등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하노이 지역에서 롯데센터와 롯데몰을 잇따라 선보이며 지역 경제에 침투하고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4600억원 가량을 투자해 2014년에 준공된 랜드마크로, 호텔, 사무실, 레지던스, 상업센터 등의 임대사업을 영위 중이다.

롯데는 이어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롯데몰 하노이를 짓고 있다. 스타레이크시티 등 신도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에 쇼핑몰과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등 복합시설을 마련해 중심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대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생산기지 건설보다는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로 포커스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현지 기업 지분투자나 합작회사(JV) 건설, 투자펀드 조성을 통한 재무적 우자, 현지 스타트업 초기 투자 등으로 투자 양상이 분화되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에 자본을 제공하면서 추후 과실을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 성숙을 반증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같은 투자 가운데서는 SK그룹이 가장 적극적인 플레이어다. SK그룹은 2018년 그룹 각 계열사들이 출자,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고성장 기업을 물색해 왔다. 당해 베트남 최대 식음료기업인 마산그룹에 5000억원대 투자를 감행했고, 이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에 1조원 넘는 투자를 추가했다.

현지 1~2위 기업에 모두 자금줄을 댄 SK는 이어 제약사 이멕스팜과 베트남 최대 약국 체인인 파마시티 등에도 잇따라 투자했다. 최근에는 마산그룹 산하 크라운엑스에 4000억원을 신규 투자하며 유통 부문 투자를 강화했다.

한화그룹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 사모펀드 형태로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에 45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CJ그룹도 2017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그룹이 함께 운용하는 ‘스틱-CJ 글로벌투자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통해 베트남 물류기업 제마뎁에 투자했다. 약 1000억원을 들여 제마뎁을 인수한 제마뎁은 항만과 물류, 해운, 기타(부동산, 고무재배 등) 사업을 영위해온 베트남 최대 민간 종합물류기업이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공동 투자펀드를 조성해 베트남 및 동남아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총 1조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는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 싱가포르 호텔 예약 스타트업 레드도어즈, 베트남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팝스월드와이드와 최근 추가한 베트남 온라인 상거래 스타트업 티키 등이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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