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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러스] K-머니, 베트남 투자시대…물류·부동산·교육 뜬다
직접투자 이어 간접투자 확대
위드 코로나…항공·관광 주목
IT플랫폼 유니콘 기업 성장도
국영기업 민영화 M&A는 더뎌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삼성·LG·롯데·CJ 등 기업의 직접투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약 4~5년 전부터 벤처캐피탈(VC)을 시작으로 최근 사모펀드(PEF)도 뛰어드는 등 간접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기업의 투자 유치에 한국의 자본이 유입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조’ 단위 투자도…기업·PE·VC 베트남 투자 ‘속도’=22일 인수합병(M&A) 분석업체 머저마켓(Mergermarket)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2005년부터 최근까지 베트남에서 69건의 M&A를 성사, 총 51억달러(약 6조원)의 투자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SK그룹·국민연금·IMM인베스트먼트가 베트남 1위 민영기업인 빈그룹에 1조1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조’ 단위 투자도 등장하고 있다.

투자 영역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함께 빠르게 커지는 금융, 에너지·인프라·소비재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은행 서비스 혜택을 받는 베트남 국민은 불과 31%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일찌감치 베트남의 금융업을 주목해 진입,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BIDV은행 지분 15% 인수, 롯데카드의 테크콤파이낸스(Techom Finance)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에너지 소비가 매년 7~8%가량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석탄화력,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인프라 분야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대규모 건설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 대면 비즈니스가 줄어든다는 점은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 물류·항공·리조트 등 다시 기회=특히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며 물류 사업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로 진입하면서 베트남의 무역 규모도 다시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다. 베트남 투자 선두주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트럭화물운송 플랫폼 에코트럭에 투자한 것을 봐도 베트남의 물류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다시 하늘길이 열리는 점도 호재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기내식, 면세점 등 항공 서비스 분야 관련 기업인 타세코항공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외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 높은 교육열 등으로 부동산·교육 사업 또한 신규 투자처다.

배종하 스틱인베스트먼트 베트남사무소 연구위원은 “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오피스, 빌딩 개발은 여전히 베트남에서 성장세가 높다”며 “요지를 확보해 대규모 리조트 건설에 나서는 것도 굵직한 비즈니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영국·호주 등의 유명 국제학교가 대거 들어와 있는 등 베트남 국민들의 교육열은 매우 높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형 영어 학원, 온라인 학습 플랫폼 등 다양한 교육 사업도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영기업 민영화 움직임 ‘더뎌’=그러나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 움직임은 아직 더딘 모습이다. 베트남 산업 전체에서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정부 지분이 50%이상인 국영기업 수가 2000개가 넘는다.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의 민영화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지만,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히다 보니 생각보다 진전은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시장에 매각하는 지분율이 20%를 넘지 않는 등 낮은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마이너리티 투자로 인한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점도 있다. 밸류에이션이 시장 기대보다 높게 책정되는 점, 전기·석유가스·안보·통신회사 등 외국인 투자가 제한된 업종도 여전히 많다는 점도 투자를 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베트남의 경제가 다른 곳보다 회복세가 더딘 점도 투자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노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점도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 집행 후 빠르게 사업을 키워야할 때에 인력 확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 넘어 인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노린다=이에 베트남 투자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읽은 투자자들은 베트남을 넘어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인도에서 배달 스타트업 던조, 인도 Pune 지역 1위 병원체인 사히아드리병원, B2B 농산물 유통 플랫폼 닌자카트 등에, 인도네시아에서 이커머스 1위 플랫폼 해피프레시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배종하 연구위원은 “베트남에 아직 유니콘 기업은 없지만 이커머스 기업인 티키가 처음으로 유니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도 및 인도네시아 또한 플랫폼 및 IT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짐에 따라 VC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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