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무살 대학생 국회의원…한번 상상해 보셨나요?”
만 20세 대학생 강사빈 씨 국회의원 출마 의사 밝혀
현행법령 따르면 ‘만 25세 이상’만 출마 가능
최근 국회서 피선거권 연령 하향 개정 움직임
청년들은 “목소리 낼 대표자 생기는 것” 환영
내년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대학생 강사빈 씨 [본인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대학생 강사빈 씨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내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받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강씨는 출마 자격이 없다. 그는 2001년생으로, 만 20세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현행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개정안을 여야 모두 내놓아 강씨를 비롯한 청년들이 정치 참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강씨는 18일 헤럴드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피선거권 연령을 하향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촉구하는 의미와 함께 청년들에게 상실감을 안긴 ‘화천대유 사태’로 생긴 공백을 청년들이 한 팀이 돼 탈환하고 싶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강씨가 출마하려는 지역구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다. 강씨는 현재 경북대 미술학과에서 재학하며 동시에 청년 전문 인터넷 신문 ‘청년나우’, 한국역사진흥원 등 각종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 활동 경력으로는 5년차다.

강씨는 “정치권에서 나오는 청년 정책들은 청년기본소득 등 일 안 해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한 비상식적인 정책들”이라며 “저는 청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힘으로 현금을 만들 수 있도록 자립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정책,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출마가 가능해져도 난제는 많다. 강씨는 “아직까지 취업 시장에서 출마 경력 등 정치 경력을 좋지 않게 봐, 총대를 메는 심정이다. 자금도 부족해 기성 세대들처럼 어깨 띠 메고 명함 돌리는 식은 할 수가 없고 청년 버스킹이나 SNS 위주로 선거 운동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30대 당 대표(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나온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국회로 들어가는 센세이션이 일어난다면 청년들이 더욱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사빈 씨가 2019년 국회에서 열린 ‘역사교육, 어디로 가고 있나?’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본인 제공]

청년들도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학생 이승빈(20) 씨는 “ 국정교과서 논란이나 코로나19 시기의 등교 문제·수능 제도 논란 등이 있어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사람이 없어 우리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치권에 반영될 수 없었던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춰지더라도 정치 활동을 익힐 수 있도록 그보다 더 낮은 나이부터 정당 가입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후속 조치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임재우(21) 씨도 “그동안 청년 정치라면서 40대도 나오던데 그걸 청년 정치라고 부르는 게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숱하게 정치권에서 외면 받아온 25세 이하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훈(27)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긍정적인 변화지만 연령 제한만 낮추는 게 그칠 게 아니라 민주시민 교육과 정치 교육을 제대로 받을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연령의 출마자들을 보고 ‘어리다. 의욕만 앞선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 사람이 정말 지자체·국회에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예산 심사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도 유권자 분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세대 대표성을 띈 20대들이 정치 참여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대 청년층 출마자가 지금 제한적인데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낮아지면 5~10년 후 청년 정치 참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힐 수도 있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