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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수능] 두 번째 ‘코로나 수능’ 차분한 분위기 “잘 보고 와”…‘랜선 응원’도 등장
코로나 시국 두 번째 수능시험 진행…수능한파 없어
썰렁한 교문 앞…학부모들의 “잘 보고 와” 잇달아
방역 때문에 학교 교원들이 도시락 대신 전달하기도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응원을 이색 ‘랜선 응원’이 대체
18일 오전 7시께 서울 종로구 동성고 정문 앞에서 한 수험생의 어머니가 자녀가 학교 본관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파이팅. 잘 보고 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 속에 두 해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서울 종로구의 동성고 앞.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 3 학생들을 응원하러 나온 고 1·2학년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학교 앞은 한적했지만 ‘잘 보고 오라’는 학부모들의 나지막한 한 마디는 정문 앞 마주잡은 손길마다 끊일 줄 몰랐다.

해마다 찾아오던 ‘수능한파’는 이날 다행히 종적을 감췄다. 오전 7시 기준 서울 기온이 영상 8.3도, 체감온도가 영상 6.5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시각 서울의 기온이 영하 0.9도, 체감온도가 영하 4.2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8~10도가량 올라간 수치다.

오전 6시30분이 되자, 동성고 앞은 등교하는 수험생들을 맞을 채비로 분주해졌다. 시험지 운송트럭이 인근 대학로 파출소 순찰차량의 경호를 받으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고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관들과 지원인력 8명가량이 학교 앞 차량의 교통통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어 6시32분께 가장 먼저 자녀를 학교 안에 들여보낸 50대 남성 김모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혹시나 아들이 시험 중 감염될까 걱정이 많다”며 “긴장하지 말고 마스크 잘 쓰고 시험 보길 바란다는 말을 아들에게 했다”고 전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 정문 앞에서 방역요원이 한 학부모가 학생에게 전달하려 하는 도시락을 대신 받아 전달해주려 하고 있다. 김지헌 기자

오전 7시께 수험생 아들을 들여보낸 50대 김미순 씨는 한동한 정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잠시 기도하는 듯 문 앞에 섰던 김씨는 “차분한 마음으로 자녀가 시험을 잘 보고 오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몇몇 학부모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정문 앞을 한동안 쳐다보기도 했다.

코로나 방역관리로 인해 때늦은 ‘도시락 배달’은 학교 교원들의 몫이 됐다. 7시20분께 한 학부모가 승용차를 끌고 “자녀에게 도시락을 줘야 한다”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말하자 얼굴가리개와 파란색 방호가운을 입은 방역요원이 정문 앞까지 나와 대신 도시락을 받아 배달해줬다. 한 학교 직원은 학교 정문에서 본관까지 도시락을 들고 뛰어다니기도 했다.

이날도 예년처럼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지각을 면한 수험생이 등장했다. 오전 8시3분께 서울 중구 흥인동에서 수험생 신고를 받은 광희지구대가 사이렌을 크게 울리며 8시16분께 그 학생을 긴급히 학교 앞까지 수송했고, 해당 수험생이 내리자마자 헐레벌떡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동성고를 비롯해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차분히 수능날을 맞은 가운데 온라인에선 ‘랜선응원’이 쏟아졌다. 경기도에 위치한 안산 단원고는 1·2학년 학생들이 ‘선배님들 3년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구호를 외치는 모습과 교사들의 응원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경북에 있는 경산고 역시 선생님들의 응원메시지를 담아 학생들에게 공유했다.

동성고 교문에서 다섯 번째 수능날을 맞는다는 50대 한모 씨는 “예년보다 조용한 학교 모습이지만 학부모들의 간절함은 언제나 같다”며 “온·오프라인 응원의 모습을 떠나 건강하게 학생들이 시험을 치렀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18일 오전 7시20분께 서울 종로구 동성고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인 자녀를 응원하고 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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