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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수능] 선택과목 점수, 미공개…첫 통합형 수능 ‘혼란’ 예고
문·이과 통합형 첫 수능…대입 학과 지망 차질 예상
‘확률과 통계’ 선택해 1등급 받는 비율 매우 적어
“문과 지망생, 이과 지망생에 비해 불리할 듯”
“선택과목별 등급 인원수 제시 안돼, 입시 혼란”
전문가들 “이과생들이 문과 상경계 학과에 지원할 수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여자고등학교(88 창원지구 제23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시험실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입시 혼란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어와 수학에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도입됐지만, 원점수가 같아도 조정점수를 적용해 선택과목별로 유불리가 나타날 수 있기때문이다. 수능은 통합됐지만, 대학 입시 학과 선택에는 실질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있어 문과 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학과 지망에 차질을 빚는 등 상대적인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수학 영역에 ‘공통+선택과목’ 형식이 도입된다.

국어는 ‘독서, 문학’을 모든 수험생이 응시하고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수학도 공통 문항을 푼 수험생들이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한 과목을 선택해 푼다.

문제는 성적 산출 방식이다. 선택과목별로 분리해서 성적을 따로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나 수학 시험에 응시한 이들을 각각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해 성적을 산출한다.

예컨대, 수학에서 ‘공통문항+확률과 통계’를 시험보는 학생과 ‘공통문항+미적분’을 시험보는 학생의 등수를 함께 메기게 된다. 이 경우 ‘미적분’처럼 난이도가 높고 응시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을 지망한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이들 보다 높도록 점수 산출방식이 설계됐다.

이로 인해 이과 계열과 지망생들이 주로 보는 ‘미적분’ 원점수 만점자가 ‘확률과 통계’ 원점수 만점자 보다 5~6점 높은 표준점수를 맡아 정시 때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고3 재학생과 졸업생 7280명의 수능 9월 모의평가 점수를 표본조사한 결과, 수학 1등급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1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1등급의 무려 75.5%가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었고,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은 7.6%였다.

이에 따라 문·이과로 나눠 점수를 산출할 때는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학생이 통합형 수능에서는 2·3등급으로 밀려나는 결과가 초래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올해 수능 시험은 문·이과 구분 없이 진행되지만 대학 입시에는 문·이과 계열이 구분돼 진행되는 모습”이라며 “통합 수능으로 인해 문과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시뿐만 아니라 최저 등급 제한이 있는 수시에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어와 수학의 등급별 분포 인원을 제시할 때, 올해 수능에선 선택과목 별로 세분화된 등급별 인원도 제시하지 않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평가원이 아닌 민간 학원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까지 생겼다”고 지적했다.

입시업계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표준점수가 높은 이과계열 지망 수험생들이 문과계열 과에 지원할 경우, 문과 계열 수험생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이과 계열과는 과학탐구 이수를 요구하지만, 문과의 경우 사회탐구 이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아 이과 계열을 공부한 학생이 문과에 지원하기 훨씬 유리해진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특히 문과쪽 경영·경제 쪽에 상대적으로 표준점수가 잘 나온 이과 계열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대학 입시에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선택과목별 점수 및 등급별 인원이 공개되지 않아 입시에 혼란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 6월 및 9월 모의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최대한 난이도를 비슷하게 유지해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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