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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드 코로나와 연말이 만나면...월요일부터 왁자지껄 술판
먹자골목·실내체육시설 가보니
거리 여기저기 6~7명씩 몰려
강사 미접종에 우려 목소리도
위드 코로나 시행 보름째였던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거리의 시민들 모습.김희량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된 지 보름째 되던 날 밤. 서울 종로구 종각젊음의거리 등 주요 먹자골목은 월요일임에도 늦게까지 모임을 갖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시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겁나”=위드 코로나로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거리에는 6~7명 단위의 무리들이 쉽게 보였다.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친구들끼리 나온 것으로 보이는 8명은 “1시간에 3만원이래”라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노래방 가격을 물어보며 갈 곳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담배를 피는 사람 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를 하는 사람, 밖에서 쉴 때에도 마스크를 쓰는 직원들이 있는 반면, ‘노마스크 상태’로 마주 보며 바깥에서 대화하는 무리들도 보였다.

오후 10시30분이 넘어가자 인근 중구 무교동 먹자골목 쪽 포장마차에서 술자리를 하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천막 안에 밀집해 앉아 있는 모습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아깐 자리 있었는데 금방 차 버렸네”라며 만석이라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도 쉽게 발견됐다. 오후 11시가 넘자 길가에 모여 춤을 추는 취객, 어깨동무를 하며 귀가하는 행렬, 토사물을 쏟아내는 시민도 나왔다.

일본식 술집에서 일하는 A씨는 거리가 활기를 찾게 돼 좋지만 한편으로는 확진자가 급증할까 우려했다. A씨는 “정부가 사실 한 번에 식당들이 24시간 영업하도록 제한을 풀 줄은 몰랐다”며 “손님들 사이에서 ‘지금이 만날 기회다’라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손님이 없던 10월보다야 낫지만 다시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겁도 난다”고 털어놨다.

위드 코로나로 상권은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안심할 때는 아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이달 6일 411명을 돌파한 뒤 역대 최대치인 500명에 근접,16일 0시 기준 495명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125명(국내 2110명·해외 15명)으로 일주일째 2000명을 돌파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높아졌다는 건 최근 확진자 증가로 재택 치료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초기 치료가 사실상 안 되고 있다는 얘기”라며 “코로나19 사망자 중 30대도 25명이나 된다. 젊은 층들은 자기 일이 되지 않으란 법이 없으니 계속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내체육시설 강사들 미접종 가능...이용자들 “우리만 왜”=이 같은 위드 코로나 분위기 속에 백신이 생활화됐지만, 무풍지대도 존재했다. 바로 실내체육시설 강사들이다.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백신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48시간 이내 발급한 PCR 음성확인서 등을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실내체육시설에 종사하는 트레이너는 백신패스 적용 대상이 아니다. 미접종 상태에서도 실내체육시설 회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20대 신모 씨도 필라테스 강습 강사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신씨는 “필라테스 강습 공간이 생각보다 비좁고 밀폐된 데다, 여럿이 수업할 경우 서로 팔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공간에서 미접종자가 말하면 혹여나 감염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강사들은 이용자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필라테스학원을 운영하는 강사인 윤모(35·여) 씨는 “저는 백신 미접종자라 오히려 헬스장에서 운동하지는 못하지만 필라테스는 강습자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강사들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충분히 조심하며 강습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는 “몸을 만드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백신 등에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접종을 하지 않았다”며 “사실 헬스장은 음식점과 달리 마스크를 벗고 말할 일이 없어 트레이너의 백신 미접종이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헬스장 등은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고 다중이용시설 운영 인력들에게는 식당 등과 달리 일괄적으로 백신 미접종을 허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갈등조정진흥원 이사장은 “이용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의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타업종 운영 인력처럼 백신 접종을 받게 해야 이용자들의 불안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헌·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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