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순위 뒤바뀌기도…“부품 수급 때 무상 추가”
현대차ㆍ기아는 가격 인하하기도…“영향 계속될 것”
BMW 차량물류센터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사태로 테슬라가 USB포트를 뺀 차량을 출고한 가운데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첨단 사양을 배제한 모델을 인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달부터 국내에서 6시리즈 GT 모델에서 HUD(헤드업디스플레이) 기능을 제외하고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해당 기능을 제외한 모델을 한국으로 수입했기 때문이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모델에 LTE 통신 모듈을 제외했다. 벤츠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업체로 알려졌다. 통신 모듈이 빠지면 SOS 기능은 물론 애플리케이션 지원이 어렵다.
이는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출고량 감소로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3623대 줄어 13개월 만에 BMW(4824대)에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내줬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고객에게 동의를 구한 후 차량을 인도했으며 부품이 마련되면 바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며 “반도체 수급 정상화 후 해당 옵션을 무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도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스티어링휠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제외한 채 출고하고 있다. 아우디도 일부 차종에서 스티어링휠 자동 조절 기능과 무선 충전 기능, 유리 열선 기능 등을 일부 제외한 채 인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일부 사양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인하하고 대기 기간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실제 현대차는 ‘아이오닉 5’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 ‘프레스티지 초이스’ 옵션, 사륜구동(4WD) 옵션,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기아는 ‘K8’의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40만원을 인하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니발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기능을 제외하면 40만원을 할인해준다.
글로벌 부품망을 활용하는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차는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향후 언제든 생산라인을 멈추거나 감산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품 수급난은 일부 기능이 아닌 포괄적으로 차량의 생산을 지체하는 원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출고 및 선택사양에 언제 제동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업체별로 하루 또는 주 단위로 재고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생산라인 모습. [헤럴드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