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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년대 노후아파트 녹물 걱정 없어요”
상수도본부, 노후 수도관 교체
내년목표 가구수 93% 달성 예상
최대 140만원 지원 챙기는 실속파↑
안전진단 강화로 수요 증가도 한몫
아파트 단지 공용급수관 교체 후 모습. [서울시 제공]

#.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1986년에 지어진 A아파트는 1739세대의 식수가 지나는 옥내 공용 급수관을 지난달 모두 교체했다. 녹에 취약한 오래된 아연도강관을 새 관으로 바꾸는데 공사기간은 5개월, 공사비는 모두 29억6500여만원이 들었다. 이 중 서울시로부터 세대 당 60만원씩 무려 총 10억4340만원을 지원받아 주민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었다. 입주민은 이달부터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처럼 재건축이 요원한 1980·90년대 고층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노후 급수관을 부식이 강한 내식성 급수관으로 교체하는 공동주택이 늘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노후 수도관을 교체한 주택 수는 10월 말 기준 2만1326가구로, 올해 교체 목표치(2만6699가구)에 80% 도달했다. 현재 공사 중인 곳을 포함하면 100% 달성이 예상된다.

시는 2007년부터 1994년 4월 1일 이전 건축된 건물 중 부식에 약한 아연도강관이 매설된 주택의 노후 수도관을 교체 지원해 오고 있다. 총 사업비 2550억원을 들여 모두 56만5000가구의 수도관을 바꾸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47만1117가구(83.4%)가 교체했으며 올해 2만6699가구, 내년 2만7184가구까지 마무리하면 목표 가구수의 93%(52만5000가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란 평가다.

지난해 교체 공사비 지원금액을 상향 조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 불신의 원인 중 하나인 ‘주택 내 낡은 수도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원금을 다가구 주택의 경우 종전의 2배인 최대 500만원(단독 다가구 주택)으로 올렸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용급수관의 경우 세대 당 최대 40만원에서 60만원까지 높여 세대배관 80만원을 포함해 최대 140만원까지 지원한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에서 배관교체 공사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점도 아파트단지의 수도관 교체 수요를 이끈 원인으로 꼽힌다. 신용철 서울시 급수부장은 “안전진단은 구조안전성, 주거환경, 건축마감 등을 종합평가하는데, 아직 재건축 추진이 멀었다면 조합이 주민 찬반 투표를 거쳐 당장 생활하기 편하게 급수관을 교체한다”며 “관심을 보이는 아파트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체 조사에서 옥내 급수관을 새로 교체한 뒤 수돗물을 먹는 비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 전·후 설문조사 결과에서 수돗물을 먹는 비율은 21.5%에서 29.7%로 증가했다. 직접 음용이 3.2%에서 6.2%로, 보리차 등 끓인 수돗물 음용이 18.3%에서 23.5%로 각각 높아졌다. 반면 생수를 구입해 먹는 비율은 35.6%에서 19.4%로 크게 떨어졌다.

또 지난해 급수관 교체 전·후 수질검사에서 탁도는 66%(0.38NTU→ 0.13NTU), 잔류염소는 24%(0.17㎎/ℓ→0.21㎎/ℓ)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서울 표본가구의 물 먹는 방법은 수돗물에 정수기를 설치해서(46.1%)가 가장 많다.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36.5%), 먹는 샘물(생수)을 구매해서(38.5%) 순이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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