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거리흡연·통행방해…민주노총 도심 집회에 뿔난 시민들
순식간에 조합원 몰리며 도로 점거…역부족
골목·인도 구분 없는 흡연에 시민들 ‘손사래’
순식간에 점거된 도로에 차량들도 ‘아비규환’
향후 게릴라 집회 재발 우려
警 “위드 코로나 단계 변동 가능성…지켜봐야”
지난 13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에서 기습적으로 집결하면서 인근 도로 일대가 마비됐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주말에 연 전국노동자대회가 지하철 동대문역 인근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에서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도로 일대에 한때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토로했다. 특히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상에서 흡연하고, 도로를 점거해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 이곳저곳에서 목격됐다,

지난 13일 민주노총 주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21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약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집회 당일, 민주노총이 순식간에 차도를 점거한 탓에 수십대의 버스와 차량이 방향을 틀어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차량 운행 속도는 한때 시속 12㎞까지 떨어졌다. 한 택시 차량은 조합원 무리 한가운데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오토바이 운전기사는 순식간에 도로가 점거된 탓에 가던 길을 지나가지 못해 조합원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운전자는 “왜 갑자기 길을 막아서 지나가지 못하게 하는가”라며 조합원과 한때 말다툼을 벌였다.

밀집된 인원을 분산시키고자 조합원 몇몇은 “길을 막지 말고 자리에 가서 앉아라”는 말과 함께 질서를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흥인지문사거리 인근 인도와 골목길에선 조합원들이 떼지어 담배를 피우는 탓에 매연을 뚫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한 조합원은 자신이 내쉰 연기에 한 시민이 손사래를 치며 지나가자 동료들과 장난스럽게 웃음을 짓기도 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 주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인도에서 흡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이동 중 연기를 마셔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김영철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카페 앞 계단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모여 서 있는 모습. 김영철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 인근 골목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흡연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기습적으로 집회가 시작되면서 동대문성곽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관광지를 향하던 시민들이 집회 인원들에게 길이 막혀 목적지로 이동하지 못해 난색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집회 인원들로 인해 길이 막혀 동대문 공원 언덕에 앉아 있던 고교생 신모(17) 군은 “코로나 상황인데 많이 모여 있으니 매우 걱정스럽고 불편하다. 코로나 걸리기 딱 좋아 보인다”며 “DDP 인근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도로를 점거해서 지나가질 못하겠다”고 걱정했다.

해당 집회에서는 방역수칙 역시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애초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에서 499명씩 20군데에서 70m 간격으로 방역 수칙을 지킬 것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그러나 집회 당일 흥인지문사거리를 중심으로 이 같은 거리 규격을 지킨 조합원들은 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자리가 협소한 탓에 몇몇 조합원은 카페 앞 계단에 앉는 등의 풍경도 연출됐다.

이처럼 민주노총에서 올해만 총 세 차례의 게릴라성 집회를 감행하자 경찰은 앞으로 있을 집회를 어떻게 관리할지 우려를 표했다. 다만 방역 당국에서 이달부터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다음달 2단계로 이행되면 집회 관리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 측에서 지속적으로 게릴라성 집회를 진행하는 점에 대해선 우려가 된다”면서도 “(그러나)12월이 되면 방역지침이 달라질 여지가 있어 신고 인원을 499명 이하로 허용하는 기존 집회 제한도 달라질 수 있다. 변화가 생길 수 있어 현재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노동자대회 이후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집회 종료 후 입장문을 내고 “불법집회를 강행한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67명으로 운영되던 ‘10·20 불법시위 수사본부’도 집회 관할 경찰서를 추가해 총 75명으로 확대 편성됐다. 서울시 역시 지난 14일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