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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에 방한’ 미 USTR 대표, 고용부 장관·통상교섭본부장 연이어 면담
美 요청에 고용부 장관 면담 이례적
한미 FTA 개정 이래 첫 대면 공동위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미 상무부가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 “요청 자료 범위가 방대하고 영업비밀도 다수 포함돼 국내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우리측의 우려를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김용훈 기자]미국 통상당국 수장이 10년만에 이번주 우리나라를 찾아 고용노동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주요 정부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는다. 미측의 요청으로 고용부 장관 면담이 이뤄졌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미 통상장관은 방한 기간 반도체 공급망 등 양국 간 경제·통상 현안을 비롯해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디지털 무역협정 등 다양한 의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오는 18일 서울을 방문해 다음날인 19일 안경덕 고용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잇따라 만난다.

미국 통상장관이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타이 대표는 15일 일본을 먼저 방문하며 18일 우리나라 도착하지만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다음날인 19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통상장관이 우리 고용부 장관과 공식적인 면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2019년 개정된 한미 FTA 관련 노동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 대표와 여 본부장 면담은 제6차 한미FTA 공동위원회라는 명목아래 진행된다. 한미FTA 공동위는 2019년 1월1일 한미 FTA 개정의정서 발효 이후 처음 열리는 대면 공동위원회다. 앞서 지난해 4월 한미 FTA 제5차 공동위원회가 열렸지만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현재 한미 경제·통상 현안으로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관련 인센티브 ▷미 정부의 반도체 회사 공급망 자료 조사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기술·디지털 통상 협력 ▷기후위기 대응 협력 등이다. 한미는 앞서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이슈와 관련, 반도체 기술과 투자 우선순위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 배치 노력을 조율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철강 232조 협상이 타결된 만큼 한국산 철강에 대한 할당량(쿼터) 확대 및 운영의 신축성을 검토해달라고 미 측에 요구해왔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견제를 외교·경제 안보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인도·태평양 역내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타이 대표의 이번 한국·일본·인도 방문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는 인도·태평양 디지털 무역협정 관련 성과물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의 경우, 싱가포르와 글로벌 디지털 시장 선도를 위한 ‘디지털동반자협정(DPA)’의 연내 타결을 앞두고 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공급망 전략과 전략적 동맹 측면에서 한국·일본·인도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타이 대표의 이번 방한에선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인도·태평양 역내 디지털 무역협정은 정치적으로나 산업계 지지 확보 측면에서나 FTA 체결보다 수월해 미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밀어붙이는 의제인 만큼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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