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주요 경영진들이 경기도 동탄 소재 TES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자율주행 이송로봇(AMR)'을 기반으로 한 '오더피킹 시스템' 시연을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15일 창립 91주년을 맞는 CJ대한통운이 오는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첨단기술과 최고인재, 조직문화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 ‘혁신기술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미래 비전은 지난 3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앞으로 3년간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기 전략 이후 제시한 이후 계열사 차원의 첫 후속조치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이날 기념사에서 “넓은 부지와 큰 창고, 경험 기반의 운영 능력은 당분간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생존조차 보장받기 힘든 방식”이라며 “첨단 물류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혁신기술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를 위해 이커머스와 택배, 신(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최종 목적지로 가는 마지막 구간) 등 플랫폼 사업 육성을 제시했다. 플랫폼은 CJ그룹 중기 비전에서 제시된 4대 성장엔진 중 하나다.

우선 CJ대한통운은 2023년까지 수도권 이커머스 핵심 거점과 3온도(냉장·냉동·상온) 풀필먼트(물류통합관리)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융합형 풀필먼트 인프라를 현재의 8배 수준으로 확장하려는 청사진이다.

확장한 신규 풀필먼트 인프라는 현재 운영 중인 곤지암, 용인, 군포 풀필먼트 센터와 택배 거점, 신 라스트마일 배송과 연계한다. 택배 사업은 소형상품 분류 설비인 멀티포인트(MP) 등을 통해 취급 능력을 늘리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한다.

로봇을 기반으로 한 현장 자동화 등 ‘12대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연구하는 TES 물류기술연구소 일정을 담은 마스터플랜도 수립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주요 경영진들이 경기도 동탄에 있는 TES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로봇이 상품을 집어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거나 상자에 넣어주는 '피스 피킹 시스템' 시연을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2023년까지 연구소 규모를 2배 이상 키우고 800명 수준의 최고급 전문인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등 개방적인 혁신을 통해 기술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강 대표는 “단순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로봇, AI, 데이터 기반의 TES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을 넘어서는 첨단물류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91살이지만, 청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인사제도도 바꾼다. 7단계 이상으로 세분된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직급 체류 연한도 폐지한다.

나이와 무관하게 역량이 있으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인사제도도 손질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대·부서·직급 간 장벽을 없애고 수평적인 소통을 강화하는 11대 조직문화 혁신 프램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혁신기술기업으로 성장하게 하는 핵심 동력은 최고인재와 일류문화”라면서 “치열하고 역동적이며 응집력을 갖춘 조직문화 혁명을 토대로 ‘91살이지만 청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