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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 드러나게 물렸는데…견주 “사랑해서 목줄 풀었다” [종합]

노원구 소재 반려견 놀이터 부근에서 대형견에 물린 피해 여성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반려견 놀이터에서 30대 여성이 목줄을 안 한 대형견에 물려 발목뼈가 드러날 만큼 크게 다쳤지만 견주 측이 “보상할 능력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이 공분하고 있다.

14일 피해자 안모(39)씨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노원구청이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를 찾았다가 근처에서 목줄 없이 돌아다니던 대형견에 다리를 물렸다.

사고는 주차장에서 반려견 놀이터 입구로 가는 약 200m 정도 되는 길에서 목줄이 풀린 채 방치돼 있던 대형견이 안씨와 안씨의 반려견에게 달려들면서 벌어졌다.

안씨는 이 사고로 발목뼈가 드러나고 신경이 손상되는 상처를 입어 8일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안씨의 반려견도 피해를 입었다.

이 놀이터는 개 주인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오프리쉬’(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씨에 따르면 사건 당시 이 시설을 관리하는 구청 인력은 없었다.

안씨는 가해 견주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치료비와 손해배상을 하겠다더니 합의금 얘기가 나오자 태도가 돌변해 알아서 하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기초생활수급으로 개 5마리를 데리고 사는 형편이라 피해를 보상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가해 견주 A씨는 이에 대해 “3년 전 당뇨합병증으로 발가락을 절단한 이후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를 보상할 능력이 없다”면서 “개들에게 밥을 준 뒤 보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사고가 난 것 같은데 이전에는 전혀 사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반려견 놀이터 인근 무허가 건물에서 개 다섯 마리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사고 당시 견주가 ‘개를 너무 사랑해서 목줄을 풀어놨다’며 사고가 난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면서도 “응급실 대기 중 간호사가 A씨와 통화해 개의 견종과 예방접종 유무를 확인했는데 기본적인 접종도 안 돼 있고, 광견병 예방 접종도 7년 전이 마지막이라더라. 개를 너무 사랑하신다면서 이게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냐”라고 꼬집었다.

안씨는 결국 지난달 8일 A씨를 과실치상·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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