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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GB, 은행 빼곤 ‘DGB’ 떼고 ‘하이’ 붙인다
탈지역화 추진 일환
DGB, 어감·의미 전달 한계
지역색 강한 은행은 제외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DGB생명, DGB캐피탈 등 은행을 제외한 DGB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사명이 ‘하이’로 바뀔 전망이다. ‘DGB’라는 브랜드가 지역색이 지나치게 강한데다 금융사로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내년까지 계열사 이름에서 DGB를 떼고, ‘하이’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김태오 회장이 2018년 취임한 뒤 전국구 브랜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조치다.

DGB금융지주는 ‘DGB’라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고객에게 제대로 된 의미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름이 유사한 DB금융그룹과 고객들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DGB의 경우 대구·경북을 뜻하는 영문 이니셜로 출발했다. DGB금융지주는 시대흐름에 맞춰 DGB의 의미를 디지털 글로벌 뱅크(Digital Global Bank)로 재부여했지만 이 또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봤다. 한글로 읽었을 때 ‘디지비’라는 어감이 좋지 않은데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의미전달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지방금융지주사인 ‘BNK’만 놓고 봐도 부산, 경남을 뜻하지만 ‘은행’을 뜻하는 BANK에 모음(A)만 빠졌다는 점에서 금융사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이후 DGB금융지주는 DGB자산운용, 수림창업투자 등도 각각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으로 사명을 바꾼 상태다. 금융권 내에 ‘하이’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진 않았지만 고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하이(HI), 자산을 증대시키는 하이(HIGH) 등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고 봤다. 기존 하이자산운용(現 브이아이자산운용)과 사명이 같다는 지적에도 DGB자산운용 이름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은행의 경우, DGB 브랜드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방은행으로서 설립취지를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의 경우 실제 대구시로부터 본사이전을 요청받기도 했다. 은행을 제외하고 생명사, 캐피탈 등은 탈지역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명칭교체 필요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DGB금융지주 측은 공식적으로는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우리 그룹은 계열사 사명 변경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계획하거나 추진 중인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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