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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게임에 누가 돈 쓸까 했는데” 욕하면서도 리니지 왜 할까?
[123rf]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주변에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는데..돈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리니지W’가 창사 이래 역대급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흥행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료로는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없는 ‘리니지식 과금 시스템’이 여전해 일반 이용자들에겐 문턱이 높고, 그렇다고 리니지 골수팬들이 즐기기에는 경쟁 강도가 완화돼 몰입도가 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결국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한 것이 초기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난 4일 출시된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는 출시 이후 전날까지 7일 동안 전 세계에서 일평균 12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날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출시 9일차에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엔씨소프트가 기록했던 역대 성과 중 최고”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최근 리니지M·2M을 모두 제치고 주요 앱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꿰찬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경우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데 19일이 소요됐다. 리니지W는 오딘보다 2배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앞서 리니지W는 출시 첫날 하루 매출로 약 170억원을 기록, 국내 게임 역사상 최고 기록을 유지해 온 리니지M(2017년 출시 당시 107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선 리니지W의 흥행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게임에 대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전작들과 비교해 게임 속 재화를 얻기가 어려워졌으며, 특히 자동사냥 모드로는 게임을 즐기기 힘들어 성장 속도도 더뎌졌다. 그 결과 이용자 간 능력치 차이가 크지 않고, 자연스레 경쟁에 몰입하는 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존 시리즈인 리니지M에서 서버 내 클래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A씨는 “옛 리니지를 떠올리며 가볍게 즐기기에는 좋다”면서도 “경쟁에 몰입하기 어려운 탓인지,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에 대한 후기 공유는커녕 아예 소통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과도한 경쟁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리니지식 BM’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변신’이나 ‘마법인형’ 등 일부 핵심 과금 시스템이 남아 있어, 리니지 시리즈를 처음 즐기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평가다. 리니지W로 처음 리니지에 입문했다는 B씨는 “이틀 정도는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겼지만, 레벨 30 이상부터는 소액이라도 과금을 해야 한다는 점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리니지W가 초반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쓴 것은, 해외로 이용자 저변을 넓힌 효과로 풀이된다. 리니지W는 국내 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등 12개 국가에 동시 출시됐는데, 현재 한국, 대만, 홍콩 등에서 앱마켓 1위를 기록 중이다. 홍 CFO는 “지역별 구체적 매출을 공개하긴 힘들지만, 해외 매출과 해외 이용자 비중이 회사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중 북미, 유럽 등에도 리니지W를 출시하게 되면 해외 비중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의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 연출 이미지. 한국과 대만 이용자들이 서로 국가 대항전을 펼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해외 이용자의 합류는 국가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공개하기 앞서 한국과 일본 이용자들이 국가대항전을 펼치는 연출 영상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같은 재미 요소가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홍 CFO는 “서비스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의도했던 국가간 경쟁구도가 형성되며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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