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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 앤 리치’ MZ도 ‘엑스틴’ 40대도...손크게 명품 플렉스 [P-코노미가 온다 ②Premium]
불붙은 ‘프리미엄’ 소비의 시대
2030, 온라인플랫폼서 명품소비 주도
탄탄한 소비력 ‘큰손’ 40대도 가세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까지 맞물려
한국 명품시장, 사상 최대실적 호황

#.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 매출 5096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 81.1% 늘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명품 카테고리가 32.7% 증가하고, 해외패션은 29.7%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 명품 전문 플랫폼 발란은 최근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한 뒤 성장세가 급증하며 10월 매출이 46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배(600%) 늘며 동종업계 거래액 1위를 기록했다. 발란은 지난달 325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와 함께 본격적인 프리미엄(Premium) 소비의 시대가 왔다.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를 논할 때도 한국 명품시장은 다른 세상이었다. 해외여행 등의 소비가 줄어들자 오히려 원하는 명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늘었고, 명품플랫폼도 급성장기를 맞았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의 명품 사랑 속에 탄탄한 소비력을 가진 40대까지 점차 가세하면서 명품 열기는 내년에도 식지 않을 전망이다.

▶MZ세대, 온라인이 이끈 명품시장 성장=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명품 상품 시장 규모는 125억420만 달러(한화 약 15조원)로 글로벌 7위 수준이다. 지난해 글로벌 명품 시장은 약 19% 줄어들었으나, 한국은 2위 중국과 함께 거의 타격을 입지 않은 국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이후 명품 트렌드를 주도한 것은 MZ세대라고 입을 모은다. ‘영 앤 리치(Young & Rich·젊은 부유층)’가 국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큰 손’으로 성장한 것. 올 들어 백화점업계 최초로 20·30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한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이들을 위한 전용공간 ‘클럽 YP 라운지’도 첫 선을 보였다. 백화점에서 30대 이하 고객이 명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량으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이 비중이 50.7%로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젊은층이 명품 시장에 적극 유입되면서 이들에게 익숙한 온라인을 통한 명품 거래도 크게 늘었다. 올해 10월 기준 트렌비의 최다 구매율 연령층은 25~30세 미만이다. 이들의 명품 구매가 늘면서, 명품 플랫폼은 그야말로 돈이 몰리는 뜨거운 업계가 됐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1위 머스트잇은 누적투자금액 280억원을 기록했으며, 발란 485억원, 트렌비 430억원, 캐치패션 380억원 등 모두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은 전체 명품 시장 대비 10% 수준으로 아직 성장 여력이 크다.

이커머스업체들도 앞다퉈 명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기존 강자들도 온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은 기존에 온라인 면세점에선 구매할 수 없었던 고가의 가방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면세점 명품관 ‘소공 1번지(Sogong 1st Ave.)’를 이달 초 오픈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 구성비가 2016년 25%에서 지난해 45%까지 늘었고, 온라인 명품관 오픈으로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진짜 큰 손, ‘엑스틴’ 나선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명품 시장의 관심이 MZ세대에 쏠려있었다면, 내년에는 40대 이상의 명품 트렌드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 배우 김혜수의 광고와 함께 매출이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 발란에는 40~50대 고객의 증가가 큰 몫을 했다. 실제로 40대, 50대는 온·모바일 환경에도 친숙한 세대로 이들의 온라인 구매 비율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20대가 명품에 열광한다고 하지만, 신종 명품이라 불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도 많고 중고거래를 통한 알뜰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어 진짜 소비여력을 갖춘 30, 40대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40대는 매년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책 ‘트렌드코리아’에서 엑스틴(X-teen) 이즈 백’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달 출간 간담회에서 “X세대는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로 현재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며 “원조 ‘신세대’였고 현재 인구와 소비 능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화점3사 중 명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앞선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올해 10월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10.9%까지 증가했던 20대의 명품 매출 비중이 7.1%로 감소했다. 30대도 38.1%로 지난해 39.8%에서 소폭 감소했다. 반면 40대는 지난해 25% 비중에서 올해 30.3%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아울러 지난달 명품 매출의 연령대별 신장률에서도 40대는 53.3%로 전년동월대비 가장 크게 늘며 명품 소비의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했던 20대는 같은 기간 24.4%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며, 30대 44.4%, 50대 46.2%, 60대 이상 48.3% 등 고연령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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