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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소수 찾아 힘만 빼는 ‘직구 삼만리’…시장은 답답·한숨
가격폭등에 사기행각까지 요동치는 시장
“전세계 다 뒤져도 판매자 못 찾는다” 발동동
10배 가격에 품질 우려에도 구매자들 줄서
사기·가격폭등에 중고 플랫폼 ‘거래 차단’
9일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요소수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해 있다. 전북 익산시와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아톤산업은 이날부터 지역민에게 요소수를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토·일요일·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요소수를 판매한다. [연합]

“바로 품절됐네요. 구매 성공하신 분, 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 맘카페·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요소수 좌표(사이트주소를 뜻하는 용어)’를 찾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주일 내로 배송이 가능한 요소수 판매 사이트가 발견될 경우 소비자가 대거 몰리기도 한다. 실제 지난 9일 한 오픈마켓 사이트에서 ‘미쉐린 요소수’ 판매가 시작되자 동시 접속자가 2300명 이상 몰렸다. 제품은 단 몇 시간 만에 품절됐다.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은 ‘요소수 노마드(유목민)’들로 아비규환 상태에 빠졌다. 기존 가격보다 10배 이상의 높은 가격·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서라도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이 늘었다.

해외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e-커머스는 전 세계에서 요소수 판매자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여기에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로 중고 플랫폼마저 요소수 거래를 중단하면서 품귀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요소수 찾아 ‘직구 삼만리’=10일 e-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주요 e-커머스업체들은 요소수 해외 판매자 찾기에 나섰다. 대기환경보전법상 요소수는 국내 제조 기준에 맞게 만들어졌는지 사전 검사를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 구매하는 사람도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e-커머스는 제대로 된 판매자를 찾거나 기존 판매자를 재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온은 기존 요소수 판매자들의 제품 판매 여부·사업자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미국, 독일, 일본산 요소수를 국내 시장에 긴급 공수했다. 다만 가격은 공급 부족 및 해외 배송비 문제로 기존가보다 높게 책정됐다. 몰테일은 미국석유협회의 인증을 받은 블루데프(BlueDEF)와 독일산 애드블루(AdBlue)를 판매 중이며, 일본산 요소수도 추가적으로 공급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공급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11번가 관계자는 “담당부서에서 미국, 독일 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전 세계에서 판매자를 찾고 있으나 제품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커머스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 수준에서 요소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결국에는 정부가 나서서 상황이 진정돼야 사태가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소수 사기 판치자…중고 플랫폼 “거래 중단”=최근 요소수 사기 거래 및 가격 폭등 현상으로 논란이 된 중고 플랫폼은 요소수 거래를 차단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1월에 접수된 요소수 관련 신고 건수만 해도 평균 신고 건수의 8배 이상을 웃돌았다. 중고나라·번개장터 등은 정부가 발표한 ‘경유차 요소수 및 요소 불법 유통 정부 합동 단속’ 운영기간에 맞춰 거래 제한을 실행할 계획이다. 당근마켓은 요소수 게시글을 차단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e-커머스·중고플랫폼에서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의 답답함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매점매석을 관리하고, 우선으로 필요한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상황이 길어질 경우 운송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생필품 공급 지연처럼 일상생활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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