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 발굴…세상 밖으로 나오게 돕는 첫걸음”
시청각장애인 당사자(오른쪽)가 손으로 소통하는 모습. [밀알복지재단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밀알복지재단이 사회적 무관심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시청각장애인을 발굴하기 위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챌린지 ‘#헬렌켈러를_찾습니다’를 실시한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는 사각지대에 놓인 시청각장애인 발굴을 위한 SNS 챌린지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시청각장애는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손실된 장애다. 시청각장애인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기에 이들은 손으로 전해지는 진동이나 촉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세계 최초로 대학 교육을 받은 미국의 사회 활동가 헬렌 켈러가 대표적이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헬렌켈러센터)는 시청각장애인을 떠올릴 수 있는 ‘손’을 활용해 챌린지를 기획했다. 챌린지 참여는 손에 ‘#헬렌켈러를_찾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후 인증 사진을 촬영한 뒤,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면서 동참할 사람을 2명 이상 지목하면 된다. 이때, ‘#헬렌켈러센터’, ‘#시청각장애인’, ‘#촉수화’, ‘#점자’를 필수 해시태그로 넣어야 한다.
헬렌켈러 챌린지. [밀알복지재단 제공] |
시청각장애를 겪는 경우 소통과 정보 접근이 어려워 세상과 단절된 채 은둔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시청각장애인 지원 정책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대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미국은 1976년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헬렌켈러법’을 제정했으며 관련 기관을 설립해 장애인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시청각장애인들의 사회 진출도 활발하다. 최근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시청각장애인 하벤 길마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관련 법령조차 없어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편의시설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어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이 어렵다. 헬렌켈러센터는 인구 1만명당 1.8명의 시청각장애인이 있다는 해외 현황에 따라 한국에 약1만명의 시청각장애인이 존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헬렌켈러 챌린지는 토요일인 오는 20일 오전 8시30분에 방송되는 ‘희망TV SB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방송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시청각장애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관심과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다.
헬렌켈러센터의 홍유미 팀장은 “시청각장애인을 발굴하는 일은 세상과 단절된 수많은 시청각장애인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첫 걸음”이라며 “많은 분들이 챌린지에 동참해주셔서 지금도 홀로 고요한 어둠 속을 걷고 있을 시청각장애인들의 손을 잡아 달라”고 했다.
한편 2019년 4월 설립된 헬렌켈러센터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설립된 시청각장애인 지원 기관이다. 헬렌켈러센터가 지원하는 시청각장애인은 시각과 청각의 기능이 동시에 손실된 장애인이다. 이에 헬렌켈러센터는 입법 운동, 인식개선 캠페인 등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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