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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돈줄 죄기…국내 영향은 작다
연준 테이퍼링 시작 의미는
연내 300억달러 채권매입 축소
정부 “내일 2조원 긴급 바이백”
변동성 확대땐 선제적 안정조치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결정해 발표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이후 20개월만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착수한 가운데 정부는 이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많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안정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당장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2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재매입(바이백)하기로 했다.

정부는 4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서울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날 미 연준이 발표한 테이퍼링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이같이 대응키로 했다. ▶관련기사 3·18면

이 차관은 이 자리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개시했으나, 규모와 속도 등이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연준을 비롯해 정책 기조를 정상화 단계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헝다(恒大) 그룹,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 차관은 이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미 연준 등 각국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미국의 테이퍼링 전개 상황과 주요 통화당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하면 신속히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연준은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작년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할 때 월간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며 테이퍼링 착수를 공식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3월 재도입한 양적완화 정책기조의 변화를 20개월 만에 공식화하며 돈줄죄기를 선언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장기금리 억제와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매달 미 국채 800억달러와 MBS 400억달러 등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다만 이날 연준은 일단 올해 구체적인 채권 매입 축소 계획만 공개했다. 11월에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고, 12월에는 11월 기준으로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추가로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러한 속도의 매달 순자산 매입 감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는 이러한 자산 매입 축소를 이어가는 게 맞는다고 보지만, 일단은 11∼12월에 한해 테이퍼링에 들어간 뒤 상황을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이 내년에도 매달 150억달러씩의 채권 매입 축소 기조를 이어갈 경우 8개월 뒤인 내년 6월이 마지막 채권 매입 시기가 되면서 이후 테이퍼링이 종료된다.

우리 정부는 이로 인한 전반적인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최근 국채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긴급 바이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최근 변동성이 컸던 5~10년 중기물을 중심으로 내일(5일) 중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만기 분산용 바이백 2조원을 더하면 이번 주에만 총 4조원 규모의 바이백이 이뤄지는 만큼 수급 여건 완화, 시장 심리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과의 적극적 정책 공조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테이퍼링으로 나타날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가계부담 완화대책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대응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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